독재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던 1984년부터 부대신문 기자활동을 국제신문 생활과학부 정상도(경영 84, 졸) 부장. 그가 기자생활을 하던 시기는 학생운동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던 시기다. 이로 인해 학내 언론 역시 이러한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고 많은 학생들이 학내 언론을 주목했다. 졸업 이후 20년째 기성언론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를 만나 현재 대학언론이 직면한 위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았다.

현직 언론인이 보기에 대학언론이 위기를 맞게 된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우선 ‘대학언론의 정체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정체성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독자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신문이라는 매체 자체가 주는 딱딱하고 무겁다는 느낌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요즘엔 신문 독자의 태도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런 위기가 생겼다고 분석할 수도 있다. 내가 활동을 하던 시기에는 신문에 대한 수요가 많았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나. 이는 ‘안 팔리는’ 신문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취업’에 관심이 많다. 따라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찾기 마련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은 담을 쌓는다. 이런 부분에 대해 현직 기자들이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인 부분으로 보면 학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 대학 사회를 놓고 본다면 2010년의 부산대를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부대신문은 학교 본부와의 원활한 관계, 그리고 학생들의 알권리에 사이에서 어떤 태도를 지녀야할까요
 
학교 본부는 당연히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을 것이고 기자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부분을 조명해 원활하게 만드는 것이 임무다. 이런 면에서 충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고 그럴수록 더욱 더 열심히 충돌해야 한다. 일정규모 이상의 조직에서 조명을 받지 못하는 부분에 빛을 비춰주지 않으면 정체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고, 모든 조직이 대표자와 똑같은 생각으로 열심히 일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사실에 입각한 기사를 작성해야하며 대안까지 함께 제시해주어야 수용자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러한 면모가 바로 부대신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며 보여줄 수 있는 힘이다.

그렇다면 부대신문은 우리 주변의 지역사회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까요

 
대학은 좁게는 장전동부터 넓게는 부산시 전체까지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 환경과 떼어낼 수 없는 존재다. 따라서 지역 환경과 학생들이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다리역할을 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특별한 계층, 예를 들어 비정규직 노동자나 비주류 지역 예술인과 같은 약자를 조명할 필요성이 있다. 언론 본연의 임무중 하나가 바로 약자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정란을 만들어 부산의 문화예술단체와 같은 계층을 지속적으로 조명해야한다. 하지만 그전에 학내 문화 단체를 먼저 조명하는 것이 우선적이라 생각한다.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바로 미래의 예술인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들이 ‘공연을 한다’는 내용을 싣기 보다는 열심히 준비하는 과정을 조명한다면 조금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부대신문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하세요

신문을 만드는 주체는 ‘기자’들이지만 향유하는 주체는 ‘학생들’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알고 싶어 하는, 그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를 담을 수 있어야한다. 또한 ‘시대의 화두’라는 재료를 맛있게 요리해 내어놓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시대가 변한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신문’이라는 매체에 독자들이 계속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시기에 고민해야할 것들을 모아서 담아보는 작업도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학교 내의 언론사는 부대신문 뿐 아니라 효원헤럴드, 부대 방송국 그리고 넓게는 교지까지 포함할 수 있다. 모든 언론사가 공동으로 기획한다면 더 충실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은 기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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