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서구 주민 맞으시죠?”
  “예, 서구”
  “아버님, 그럼 일단 바구니 들고 물건 좀 담아오세요”
이용자의 계속되는 물음에도 푸드마켓의 직원은 웃으며 친절히 안내한다. 직원은 구비돼있는 물품들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곁들인다. 진열대에는 여러 종류의 물건들이 구비돼 있다. 몇 분 후, 중년의 남자가 들고 온 바구니에는 김, 즉석 밥, 말린 멸치, 라면이 들어있다. 하지만 돈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푸드마켓이란 기증·기탁 받은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기초생활수급가구, 독거노인,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소년소녀 가장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슈퍼마켓 형태이다. 조생래 부산광역푸드뱅크 대표이사는 “저소득층에게 물품을 공급해 그들을 돕는다는 것은 푸드뱅크와 같지만 푸드마켓은 이용 대상자들이 직접 물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이용자들의 식품선택권 및 자존감을 지켜준다”고 설명했다. 


  부산에는 4개의 푸드마켓(동래구,해운대구,북구,서구)이 운영 중이다. 현재 한 개의 푸드마켓을 4개 구의 대상 주민자들이 이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먼 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조생래 대표이사는 “원래 푸드마켓 이용자 선정 기준이 직접 물품을 가지러 올 수 있는 사람이지만 거리가 멀어 이용에 불편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청 사회복지과 송행랑 씨는 “오는 9월 남구와 중구에 2개의 푸드마켓이 개소 예정”이라며 “2014년 까지 연차적으로 각 구에 푸드마켓을 1개소씩 개소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부산시의 계획을 밝혔다.


  또한 푸드마켓은 후원과 기부로 운영되나 부산 푸드마켓의 경우 개인 기부가 전무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부산의 푸드마켓은 후원및 기부가 기업체나 상점에 편중돼있는 실정이며 이 마저도 넉넉치 않다. 동래구 등대지기 푸드마켓의 이창민 사회복지사는 “사람들이 푸드마켓을 잘 모르기도 하지만 아직 기부를 거창하게 인식하는 것 같아요”라며 “푸드마켓은 적은 양의 음식이라도 기부자를 찾아가 물품을 받아오기 때문에 부담스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기부를 독려했다.


  푸드마켓을 통해 대학생들이 실천할 수 있는 개인 기부도 있다. 서구 푸르미&나누미 푸드마켓의 신순선 소장은 “추석이 가까워졌으니 들어온 선물 세트 중 음식이 아니라도 푸드마켓에 후원해주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등대지기 푸드마켓의 이창민 사회복지사는 “대학생들이 MT를 갔다오면 남는 식료품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그것을 학과의 이름으로 기부하면 어떨까요?”라고 대학생 기부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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