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국가들이나 가까운 일본의 시민단체와 비교해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시민단체는 특이한 모델이라는 평을 받는다. 비교적 정치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우리 사회에서 시민단체가 정부나 정당의 역할도 일부 겸하고 있어 활동하는 범위가 포괄적이고 다각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시민단체는 정부나 정당이 신경쓰기 힘든 ‘작은 이슈’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경제연합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김권호 부장은 “지금의 경실련과는 조금 다른 형태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의 시민단체도 다루는 문제가 특화되고 세분화 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앞으로의 시민단체의 역할을 ‘더 나은 사회로의 변화’를 위한 대안 제시라고 진단했다. 김권호 부장은 “시민단체는 정당이 미처 다 하지 못하는 영역을 집중적으로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대안 세력이 아닌 대안 제시의 역할을 해야해요”라고 말했다. 또한 청년유니온의 김형균 사무차장 역시 “시민단체가 유의미한 것은 기존의 정당이나 국가가 아닌 시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거예요”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시민단체가 ‘대안 제시’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는 시민들과의 면밀한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유니온 김형균 사무차장은 “부족한 재정의 확보나 미비한 인프라의 확충 같은 환경적인 부분의 어려움도 크지만 시민들과의 소통을 먼저 고민해요”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시민없는 시민단체’라는 비판을 가장 따갑게 받아들였다. 환경운동연합의 신재은 간사는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조심해야 해요”라며 “시민들과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하죠”라며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의 정형기 간사는 “시민단체가 이야기하는 소통은 ‘나를 따르라’가 아닌 시민과 같이 가는 활동”이기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정책을 찾고 그것을 시민들이 알기 쉽고, 참여하기 쉽게하는 방법을 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 다양한 매체를 통한 시민과의 쌍방소통이었다. 정형기 간사는 “요즘은 인터넷 방송이나 라디오 방송을 통해 우리의 활동을 외화 시키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바쁜 우리 사회에서 직접 대면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시민과의 소통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참여연대의 정형기 간사는 어려움 속에서도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는 “아무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지만, 시민들의 힘으로 이룬 승리의 경험 때문이예요”라며 “앞으로도 그런 경험을 시민들과 함께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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