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촛불 문화제 열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촛불문화제
  지난 15일, 수요일 오후 7시의 서면 쥬디스 태화 앞. 도심 번화가를 빠른 걸음으로 지나치는 사람들 사이에 한참 동안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흐르는 것이 강, 막으면 넘치는 것이 민심’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거나, 길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었다.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도 어느새 구호를 외치는 그들에게 조금씩 관심을 기울였다.


  ‘그들’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에 서면에서 ‘4대강 반대’ 촛불 문화제를 진행한다. 다른 시민대회들과 달리 주최자 없이 오로지 시민들의 힘만으로 진행되고 있다. 촛불문화제의 초기부터 함께 해온 이용건(32, 동래구 명장동) 씨는 “함안보에서 고공농성 하는 환경운동가들을 보고 우리도 뭔가 해야겠다 싶어 이 자리에서 촛불을 들었지요”라고 말했다. 또 다음 카페 ‘부산희망촛불’의 회원인 닉네임 민중 씨는 “누가 시켜서 나온 것도 아니고 촛불을 드는 행위가 자신의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예요”라고 말하며 “그저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기 위해 모일 뿐이죠”라고 자신이 서면 거리에 나오는 이유를 밝혔다. 민중씨는 “자유롭게 모인 만큼 집회 참여를 권유는 해도 강요 하지는 않아요”라고 말하며 ‘그들’의 자발성을 강조했다.


  ‘4대강 사업 반대 촛불문화제’는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고정적으로 4대강 관련 영상을 상영하고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피폐해진 낙동강 삼락둔치 사진도 함께 전시한다. 또한 자유발언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하길 기대해요
  나이도, 직업도, 지지하는 정당마저 다른 ‘그들’이 만날 수 있었던 창은 바로 인터넷이었다. 누군가가 만든 웹자보를 보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였다. 그리고 계속해서 퍼져나간 ‘입소문’이 현재의 ‘그들’을 모이게 했다. 배성민(동아대 철학 4)씨는 자발적인 참여의 원동력으로 “처음에는 아예 모르는 사이였지만 이제는 나이 차이가 많이나도 형, 누나로 모두 통할 정도로 친해요”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희망촛불 회원인 닉네임 쩌엉메이 씨는 “초기에 판넬을 제작할 때 빼면 필요한 비용이 거의 없었고 그나마도 온라인 카페에서 모금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적 결속력이 떨어지다 보니 참여하는 사람이 고정되 있지 않아요”라며 “특히 평일에는 토요일보다 참여하는 사람이 더 적죠”라고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평일에도 촛불 문화제를 찾고 있는 전소현(불어교육 4) 씨는 “사람이 많고 적고는 큰 문제가 아니예요”라며 “오늘 못 나온 사람은 내일 나올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촛불문화제에 대해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조성주 연구원은 “촛불문화제는 국민들이 대의민주주의와 대중민주주의 단계를 넘어 직접민주주의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죠”라며 “앞으로 국민들은 단순히 사후평가의 주체가 되는 것을 넘어 토론을 통해 정책수립과정과 시행단계까지 참여하게 될거예요”라고 시민사회의 앞날을 전망했다.


  또한 박광주(행정) 교수는 “촛불 시위는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 존중되어야 할 행동이죠”라며 “그동안 촛불시위를 일부 정치권, 언론에서 억압했는데, 이제부터라도 시민들의 적극적 의사표출을 왜곡 하지 않고 제대로 수용해야만 해요”라고 촛불 문화제의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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