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가나 길거리를 배회하는 길고양이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고양이는 임신기간이 2개월로 짧고 1년에 4번까지 임신이 가능해 한 해 최대 16마리까지 새끼를 낳을 수 있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부산시청 농축산유통과 박미희 동물보호 담당자는 “11월 10일 현재 유기동물보호소에 등록된 고양이는 1667마리지만, 정확한 통계수치는 알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길고양이들은 배출된 음식물 쓰레기들을 파헤치기도 하고 발정기시 소음을 내는 등의 생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또한 개체 수가 많아진 길고양이는 생태계 먹이 사슬을 교란 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신택순(동물생명자원과학) 교수는 “사람과 친밀한 동시에 야생성이 강한 고양이는 사냥 성공률도 높아 먹이 경쟁 관계에서도 우세하고 천적이 없어 생태계의 질서를 깨뜨리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미희 담당자는 “길고양이 문제 해결을 위해 매년 4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하지만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길고양이의 급증이 문제가 되자 시민들과의 공생의 방안 중 하나로 ‘길고양이 TNR’이 제시되고 있다. TNR이란 길고양이를 잡아서(Trap) 중성화 수술을 시킨 뒤(Neuter) 다시 제 영역으로 돌려보내는(Return) 일련의 과정이다. 부산도 지난 2009년부터 TNR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16개 구청에 구민들이 민원을 제기하면 부산시와 TNR 사업을 연계하고 있는 부산 동물학대방지연합을 통해 이루어진다. 부산시 관계자는 “2008년 이전에는 길고양이를 안락사 시켜 개체수를 조절하려 했지만 상황의 개선이 없어 TNR을 시작했다”라며 “지난해  366마리의 고양이에게 TNR을 실시했고 올해는 현재까지 329마리의 고양이에게 TNR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부산 동물학대방지연합의 신수미 유기동물복지팀장은 “TNR은 성성숙기에 접어든 6개월령 이상의 체중 2kg 이상, 건강상 문제없는 고양이에 한해 시행 한다”며 “발정, 교미 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개체수가 과도하게 불어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생명의 희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TNR이 ‘인간 중심적 사고로 동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부정적 시선도 있다. 문혜숙(유기소재시스템공 1) 씨는 “길고양이를 줄인다는 취지에 공감은 하지만 동물학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수미 팀장은 “TNR은 최소한 이미 태어난 생명의 생존권은 지켜주자는 뜻“이라며 “고양이에게 자연을 되돌려주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오히려 길고양이들이 살 처분 당하는 것이 대다수인 현실에서 TNR은 최선의 방안이다”라고 이해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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