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친절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춥고 눈이 내리는 어느 날, 할아버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덫에 걸려 있는 두루미 1마리를 도와주었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왔는데 잠시 후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었는데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여인은 “눈이 거세게 내려 길을 잃었어요. 부디 하룻밤만 여기서 지내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해 할아버지의 집에 묵게 됐다. 그러나 눈이 그치지 않으면서 그녀는 계속 머무르게 됐고 자녀가 없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녀를 자신의 아이처럼 여겼다.

  어느 날 여인은 “고운 옷감을 짜고 싶은데 실을 좀 사주시겠어요?”라고 부탁했다. 실을 얻은 여인은 할아버지에게 “지금부터 베를 짤 테니 끝날 때까지 절대 방에 들어오시면 안돼요”라고 했고 할아버지는 알았다며 약속했다. 여인은 방에 들어가 하루 종일 베를 짰고 할아버지는 베를 짜는 소리만 듣고 있을 뿐이었다. 3일째가 되는 날 여인은 한 꾸리의 베를 가지고 방에서 나왔다. 그것은 실로 아름다운, 한번도 본적이 없는 베였다. 여인은 “이것은 두루미의 직물이에요. 내일 마을에 가셔서 팔아주세요. 그리고 집안에 필요한 물건과 함께 실도 사주세요”라고 말했다.

  다음날 할아버지는 마을로 가 베를 매우 비싼 가격에 팔았고 할아버지는 실과 집안에 필요한 물품을 샀다. 실을 받은 여인은 다시 직물을 짜기 시작했는데 3일이 지난 후,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여인의 건강이 걱정돼 결국 방을 들여다보고 말았다. 그러나 그 방에는 여인이 아닌 한 마리의 두루미가 긴 부리를 이용해 자신의 깃털을 뽑아 직물을 짜고 있었다.

  그날 밤, 그 아이는 또다시 직물을 들고 방에서 나왔다. 여인은 “저는 덫에 걸렸다가 할아버지께 도움을 받은 두루미에요. 은혜를 갚으러 왔는데 제 본모습을 보여드려 더 이상 여기에 있을 수 없어요. 그동안 정말 고마웠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손을 펼치고 두루미가 되어 하늘에 날아올랐고 집 위를 몇 번 돌더니 산을 향해 날아갔다.

  은혜 갚은 두루미 이야기는 좋은 일을 하면 그것이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교훈을 가르쳐 주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동물을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하나뿐인 약속도 못 지키는 인간의 나쁜 마음도 있다는 복잡한 인간심리를 표현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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