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주(성폭력상담센터)

  “오바마”
  2010년 11월 이산가족 상봉을 앞둔 저녁 만찬에서 대한적십자 부총재가 외친 건배사이다. ‘오바마’는 ‘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의 줄임말이다. 애환과 절절한 사연을 가슴에 담은 사람들을 앞에 두고 행해진 이 어처구니없는 성희롱 발언은 2010년 말 최고의 이슈 중 하나였다.

  성희롱이란 정의 내리기 꽤 까다로운 용어이지만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모든 언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학내에서 성희롱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다. 즉, 교수와 교수사이, 교수와 학생사이, 학생과 학생사이, 교직원과 학생사이, 교직원과 교직원사이도 예외가 아니다. 성희롱은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언어적 성희롱, 신체적 성희롱, 시각적 성희롱이 그것이다.

  이 외에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기타 요구 등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도 포함된다. 성희롱은 행위자의 의도보다는 피해자의 주관적인 느낌이 더 중요하다. “술김에 실수로 그런 건데…”, “친해지자고 한 말인데…”라는 이유로 합리화할 수 없는 것이다.

  부산대학교 성폭력상담센터에서는 사건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피해자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사건의 법적 대응을 원하는지, 가해자의 사과를 원하는지, 심리적 지원을 원하는지에 따라서 당사자 간의 합의로 사건을 처리하는 비공식적 절차와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행위자에 대한 조치를 내릴 수 있는 공식적 절차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학내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의 성적 굴욕감과 수치심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가해자의 사회적 낙인, 커리어 상실, 대학의 이미지 손상 및 시간적·물질적 손실 등 피해자, 가해자, 대학당국 모두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성희롱, 성폭력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효원 캠퍼스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문화이다. 이를 위해 우선 나 자신부터 상대방의 성적 자율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없는가를 살펴보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조심하는 것이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