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자동차 2010년 사상 최고의 이익 기록해’ 일간지 신문기사를 보는 데 마음이 쿵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것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기뻐해야 할 일이건만 마음이 이상했다.


  음식값을 500원 인상한 북문 밥집 아주머니와 인터뷰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주머니는 “자식 같은 학생들에게 가격을 올리기가 마음 아팠다”고 말하시며 “좀 더 싼 재료로 반찬을 바꿔보기도 했지만 결국 가게 운영이 힘들어 어쩔 수 없었다”며 연신 미안해 하셨다.


  자취하는 학생들은 이전보다 사정이 더욱 힘들어졌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5만원을 받는 신축 원룸도 나타났다. 식재료는 일제히 상승했고, 가스비와 전기세도 올랐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학생 중에는 “250ML 우유 하나로 아침과 점심을 해결한다”는 학생도 있었다. 취재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이렇게 힘든 데 정부에서는 무얼하나’하는 푸념이 절로 나왔다. 시장에서 오뎅을 드시는 대통령께 따지고 싶었다. 전공시간에 억지로 보던 경제책도 다시 한번 펼쳐보고, 경제신문도 들추어 봤다. 국제유가상승과 구제역이라는 외부적 환경도 있지만 ‘정부의 고환율 정책’은 여기에 기름을 붓는단다. 정부가 ‘5% 경제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잘나가는 수출 대기업을 팍팍 밀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고환율정책으로 인해 수입품 가격은 올라가고 이는 저소득층과 서민,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타격을 준다. 전체 수입에서 식품과 생필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때 우리반 담임 선생님은 자랑스런 우리 반 전교 1등에게 ‘청소를 안해도 된다’는 특권을 주셨다. 부럽기도 하고 내심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있었다. 사회에 나가면 성공해서 이런 불합리함을 고쳐보겠다고 다짐했었다. 웬걸, 교실 청소는 양반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이 시간,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절대 다수의 평범한 사람은 1등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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