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부산 사람들은 열정적이다. 부산에서 처음 생겨난 노래방은 전국적으로 확산돼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그뿐만 아니라 부산 사직구장의 응원가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다양하고 부르는 이들의 목소리도 우렁차다. 또한 부산만큼 성공적인 곳이 없다는 주부노래교실에서는 어머니들이 마음껏 목청을 뽑아낸다.


  우리학교에서도 효원인들의 노래 열정을 찾아볼 수 있다. 중앙동아리 공연예술분과 총 19개의 동아리 중에서 음악 관련 동아리는 15개로 압도적으로 많다. 단대별로도 공과대학(이하 공대), 자연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등에서도 음악 동아리는 하나 이상 있다. 통기타 중창단 ‘썰물’의 김성오(조선해양공 2) 회장은 “항상 노래 부르고 듣는 것을 좋아하고 대학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며 “여러 사람과 화음을 맞추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 기쁨이 커서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부산은 다른 지역보다도 유독 노래를 즐기는 이들이 많은 신명나는 도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이유로 부산의 개방성, 다양한 문화가 합쳐진 특수성을 꼽는다. 부산사람 공동연구팀에서 활동 중인 김용규(영어영문) 교수는 “부산에는 외지인이 70%일 정도로 문화적 개방성이 뚜렷하다”며 “또한 전통적인 지배계급의 문화가 없어 대중음악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신라대 부산학센터 김영일 소장은 “근현대에 들어서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한국 전쟁으로 인한 피란민들이 모여 많은 문화들이 중층적으로 쌓인 도시가 부산”이라며 “이에 서민들의 애환을 노래하는 문화가 발달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부산만의 새로운 콘텐츠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김영일 소장은 “부산문화라고 했을 때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이는 내재적으로 문화를 만들어내는 의식이 없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문화구조가 서울에 집중돼 있고 부산은 인프라나 지원책이 부족한 현실이 젊은 음악 아티스트들을 성장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공대 문예패 ‘살림’의 김재현(기계공 3) 씨는 “공연을 연습할 장소와 금전적인 부분은 늘 문제가 됐다”며 “예전에는 학교 근처 상점 등 외부에서 후원해주는 곳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도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앞으로 부산만의 콘텐츠를 성공시키고 노래도시 부산으로 성장시킬 방안에 대해 김용규 교수는 “서울만을 바라봐 열악함을 느끼고 지역성에 매몰되면 안 된다”며 “같은 처지에 있는 다른 나라의 지역과 연계하여 고민을 나누고 타개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항구도시와 관련된 콘텐츠를 개발해야한다는 김영일 소장은 “부산시민에게 잊혀진 낙동강을 문화적으로 살려 서울의 ‘강변가요제’처럼 키울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창조도시 부산’이라는 슬로건에 맞는 노래도시 부산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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