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줄과| - 고고학과

  인문학을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책상에 앉아 두꺼운 책을 끼고 공부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고고학과에는 ‘야외고고학’이라고 하는 특별한 수업이 있다. 이 수업 내용은 유물의 정확한 형태를 파악해 모눈종이에 그려보는 것이다. 수업을 담당하는 배진성 교수는 “학생들이 직접 유물을 다뤄보면서 고고학자의 일을 미리 배워본다”고 말한다.


  ‘야외 고고학’ 수업이 진행되는 고고학 실습실 벽면은 박물관에서 볼 수 있을 만한 유물들로 가득하고 학생들은 유물을 관측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인다. 최인영(2) 씨는 “유물의 특징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관찰하고 기록해야하기 때문에 집중해야 해요”라며 “깨진 유물의 물결모양까지 그리는 섬세한 작업이라 하루 종일해도 마무리하기 힘들어요”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이런 섬세한 작업 때문에 유물 관찰에는 4가지 도구가 필요하다. 정확한 길이를 재는 ‘직각자’, 물건의 외형을 알 수 있는 ‘바디’, 두께를 재는 ‘캘리퍼스’, 세부적인 문양 길이를 재는 ‘디바이더’이다. 최인영 씨는 “도구도 중요하지만 더 정확하게 관찰하기 위해서는 손의 감각도 중요하죠”라고 전한다.


  ‘야외고고학’ 수업은 학기 중에는 고고학과 실습실에서 이뤄지지만 방학 중에는 울산, 경남 인근의 실제 발굴 현장에서 진행된다. 김효영(2) 씨는 “처음에는 삽이나 호미로 땅을 파는 작업이라 힘들었어요”라며 “열심히 팠는데 유물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아 더 힘이 빠졌죠”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또한 실습실 수업과 달리 야외 고고학 수업에서는 과거의 집터를 발굴하는 작업도 함께 실시한다.


  매주 금요일마다 실습실에서 하루 종일을 함께 하기 때문에 학생들 간의 관계는 유독 끈끈하다. 김상흔(2) 씨는 “선배들이 어떻게 해야 정확히 유물의 특성을 관찰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는 등 서로 간에 교류가 많은 편”이라고 이야기한다.


  인문대학의 학과 중에서 고고학과는 전공에 맞춰 취업하는 학생 비율이 가장 높다. 조상협(2) 씨는 “박물관에 취업하기 위해 고고학과에 지원했어요”라며 “야외 수업들은 실제로 취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라고 만족감을 드러낸다. 배진성 교수는 “전공을 살리지 못한 채 취업하는 다른 학과에 비해 고고학과는 전공을 살려 취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주로 박물관과 발굴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법인회사에 취직한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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