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함께 생활한 일본인으로서 이번에 발생한 일본의 지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일본은 지진 대국으로 불리고 있지만 이번에 규모 9.0의 강진은 한국에 살고 있는 나도 큰 충격일 만큼 강도 높은 지진이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보도되는 뉴스가 부풀려져 보도된다고 느꼈다. 실제로 이번 지진 피해는 일본 전체가 아닌 아주 일부 지역이며 다른 지역에서는 여느 때처럼 회사에 출근하고 학생들은 학교에 다닌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크고 작은 지진을 무수히 경험하고 자라왔다. 그래서 작은 지진에는 항상 ‘지금 조금 흔들리지 않았어?’ 정도의 일상적인 대화를 할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잦은 지진으로 인해 우리는 초등학생때부터 학교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책상 아래에 숨는 등의 지진 대피 연습을 해왔다. 또한 일본에서 집들은 대부분 지진의 강도에 대비해 지어졌다.


  이번 지진 피해에서 일본인의 질서의식이 크게 화제로 떠올랐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왜 약탈이 일어나지 않는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신문이 장식됐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질서의식으로 인해 한국 사람들이 일본 사람들에게 갖는 ‘정이 없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편견이 사라졌으리라고 믿는다. 이렇게 질서가 유지된 이유는 옛부터 ‘和(화)’를 중시해온 일본인들의 특성 때문이다. 자세히 얘기하자면 ‘화’는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미덕으로 타인에게 불편함을 끼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즉, 일본인은 정이 없고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의식해 간섭하지 않는다는 ‘화’라는 미덕인 것이다. 일본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이 미덕을 가지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번 지진에서 일본인들은 ‘화’의 의미를 잘 실천한 것이 아닐까 하고 느꼈다. 나도 이번 재난을 통해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재민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이런 정신을 살리도록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재민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 내가 일본인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일본인으로서 이번 지진 피해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일본을 걱정하고 도와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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