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 때, 과연 대학이란 어떤 곳일지, 또 앞으로 어떤 새로움들이 필자에게 올지 생각하며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대학 교문을 들어섰다. 그 이후 1년 동안 대학이란 곳은 필자의 걱정과 기대, 그 이상의 새로움으로 나의 삶을 채워갔다. 지금까지 듣고 봐왔던 것들과 완전히 다른 방식의 대학 수업, 지금까지 가질 수 없었던 새로운 관계들, 그리고 이런 것들이 가져다주었던 ‘대학생’으로서 진정으로 자신의 나아갈 길과 해야만 하는 일을 알고 또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해주었던 신선함.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왔듯 새로움은 또 다른 일상이 되고 ‘생활’이 된다. 1년이 지난 지금, 필자는 지난해의 그 신선함과는 다른 것을 대학생활에서 지니고 있다. 사유와 지식이라는 진보의 평가물로서가 아닌, 이 ‘일상’을 유지시키는 도구로서 학점을 걱정하고 있으며, ‘해야 할 일’을 찾기보다는 ‘하지 못하는(않을)’ 그럴싸한 이유를 찾아 도망치기 일쑤다. 과연 이런 식의 일상이 필자가 한 ‘대학생’, 사회와 자신 주위에 대해 어떤 기여를, 기여할 수 없다면 적어도 책임을 져야만 하는, 내가 생각했던 그러한 이상적인 대학생으로서의 모습에 적합한 일상인지?


  비록 필자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 행복하고 안온한 일상이라고 할지라도, 과연 ‘대학생’으로써의 일상이 ‘밝은 미래를 위한 요구 조건 함양’의 장이 된다는 것은 정당한 것일까. 대학을 오기 전에 품었던 이상적 대학생에 대한 동경이 사그라든, ‘새로운 일상’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현재의 모습은 과연 정말로 ‘일상’일 수 있을까.


  최근 세상 곳곳에서 들어오는 수많은 ‘일상 바깥’의 소식, 그리고 어렴풋하지만 또한 조금씩 뚜렷해지는 모습으로 필자를 부르는 ‘더 깊은 공부’들은 다시 한 번 필자에게 묻는다. 필자는 이러한 외침들에 대해 가벼운 순간의 경탄과 관심 또는 냉소만을 던진 뒤, 다시 대학생으로서 필자의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이제는, 이제부터라도 단순한 그 순간만의 관심이 아닌, ‘대학생’으로서의 좀 더 진지한 태도로 필자의 일상을 그 속에 던져 볼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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