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없이는 고통뿐이라고 하지만 때로는 사랑 그 자체가 고통스럽지 않나요?”“그렇지 않아. 사랑을 둘러싼 것들이 고통스럽지. 이별, 배신, 질투 같은 것. 사랑 그 자체는 그렇지가 않아. 인생은 말야, 사랑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야” 


  한강의 소설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의 한 대목이다. 당신에게 있어서,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는 무엇일까. 필자에게 있어서는 단연 ‘사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인용한 소설 속 대화처럼 인생은 사랑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남녀간의 열렬하고도 뜨거운 사랑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 짐승, 자연과 세계에 대한 사랑이며 좁게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사랑, 내가 하는 학문에 대한 사랑과 같이 말없이 스미는 사랑까지 포함하는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을 가리킨다.


  약 300만년전 아프리카에서 인류가 출현했을 때부터, 약 70억에 이르는 인구가 오밀조밀 지구별에 살게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사랑이 있었기에 모든 것이 건재할 수 있었다. 사랑은 비단 인류에 대한 사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랑은 모든 생명을 가진 것, 나무, 숲, 연못, 바다 그리고 생명을 지니지 않은 것들에도 조용히 깃들어 있다. 사랑은 고요하게 스며들어 있지만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힘을 가진다. 제 3세계의 배고픔에 허덕이는 기아를 살려내는 것, 소외되고 방황하는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까지 우리가 행하고 있는 모든 행위가 사랑을 기초로 하는 일들이다.


  세상을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정의, 친절, 신뢰와 같은 미덕들은 모두 사랑을 기본으로 하는 가치들이다. 약자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불가능하다. 또 친절 역시 남을 사랑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 없이는 베풀 수 없다.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마음이 만날 때 우리는 비로소 온전히 충만해진 완전체가 된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여기저기서 피어날 때 마침내 우리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세상에 발 딛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달(月) 5월이다. 포근한 날씨와 싱그러운 나무들이 어딜 가든 우리를 반긴다. 사랑해보자! 너를 사랑하는 나, 나를 사랑하는 너. 봄비가 부슬부슬 내린 후의 흙내음, 그리고 지구 반대편에 숨 쉬고 있는 누군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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