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字憂患’이라는 사자성어를 본 후 나오는 반응은 세 가지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첫째 독음자체를 읽지 못하는 경우이고, 둘째, 한자의 독음을 읽는 경우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글자의 해석에 앞서 먹을 食(식)이 아닌 알 識(식)임을 인지하는 경우이다.


  서두에 제시한 ‘食字憂患’은 ‘너무 많이 알기 때문에 걱정도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래 대학은 학문의 진리와 사회적 정의를 탐구하고, 학자들이 오로지 학문을 탐구하는 연구실을 가리키는 곳이라는 뜻에서 ‘상아탑’에 비유되곤 했다. 그러나 시대의 변천에 따라 사물의 진리도 변하듯이 상아탑에 비유돼 온 대학의 의미도 변질돼왔다. 말하자면 취업과 진로준비 등 먹고사는 준비에만 급급하게 된 현실과 마찬가지로 상아탑에 비유되던 대학의 의미가 여러모로 변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가르치는 입장에도 적용되는데 호구지책을 위한 기술이 아닌, 참된 지식과 삶의 철학을 전수하고픈 스승이라면 위 문제에 어느 정도 공감할 것이다.

 
  필자가 산학협력단 창업지원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더욱 그렇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우리 학생을 바라보면 꿈의 크기가 너무도 작거나 협소하다는 생각이 든다. 꼭 안정적인 대기업이나 공사(公私)에 취직하는 것 말고도 얼마든지 꿈을 펼칠 기회는 있다. 사회의 작은 부품으로서 거대한 시스템 속 소모품에 불과한 존재로 전락하는 것보다, 자신이 설정한 개인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길을 선택한다면 삶의 시각도 얼마든지 넓힐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러한 삶의 시각을 넓히는 방편 중 하나가 창업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같은 세계적인 사업가는 30세가 되기 전에 창업의 꿈을 펼쳐 성공을 이룬 인물이다. 그러나 필자가 창업을 권장한다고 해서 꼭 창업을 통해 성공한 사업가가 되라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통해 얼마나 풍요롭게 사느냐보다 어떻게 살아가야하느냐를 고민하는 시각으로 꿈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의 요지다. 우리학교 학생이 아닌 세계 속의 예비 글로버 리더로서 학생이 됐으면 한다는 작은 바람으로 소고(小考)를 맺고자 한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