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효원문화회관 7층에 위치한 우리학교 보건진료소. 이곳에서 학생들은 진료를 받을 수도 있고 필요한 약을 처방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보건진료소에서 처방받는 것 이상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있다. 바로 ‘꾀병’에 대한 출석확인증이다. 결석한 오전 수업을 대체할 수 있는 출석확인증을 얻고 싶은 학생들이 아프지 않은 머리를 부여잡고, 멀쩡한 배를 감싸 안고 보건진료소를 찾는 것이다. 보건진료소 관계자는 “진찰을 해도 증상이 없는 학생을 위해 어떻게 출석확인증을 발부해줄 수 있느냐”고 필자에게 반문했다.


  문제는 한두 명도 아니고 대부분의 ‘꾀병’ 학생들이 출석확인증을 악용하려 하니 정말로 출석확인증이 필요한 학생들마저도 이를 발급받지 못하는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는 속담은 다소 방해되는 것이 있어도 마땅히 할 일은 해야 한다는 뜻이다. 거치적거리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여야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다. 방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기는 힘들어진다.


  따지면 ‘꾀병’ 학생들은 구더기이고 장 담그는 일은 정말로 아픈 학생이 출석확인증을 발급받는 것이다. 학생들과 보건진료소 사이에 기본적인 ‘신뢰’만 지켜졌더라도 억울한 피해를 받는 학생들은 없었을 것이다.


  이야기 둘. 이번 호 취업면 ‘도전 CEO’의 취재원은 여성 CEO로 창업에 성공한 들풀생활(주) 최정숙 대표였다. 그녀는 인터뷰 내내 사람과의 소통, 상부상조를 성공 비결로 강조했다. 그녀는 성공 비결의 필수 요건으로 ‘신뢰’를 꼽았다. 나쁜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힘들어했을지언정 그녀가 다른 사람의 신뢰를 배반한 일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에서 그녀가 지킨 신뢰는 자산이었고 투자였다. 그녀는 “지금 지킨 믿음이 나중에 더 큰 보상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렇다. 필자가 선정한 두 이야기의 키워드는 신뢰다. 신뢰는 눈에 보이지 않게 쌓여 성공의 밑천이 되기도 한다. 보건진료센터와 학생들 간의 이미 바닥난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업자득을 넘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비양심적인 행동은 이제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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