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약 2달간의 방학이 끝나고 개강이 눈앞에 다가 왔다. 개강을 앞두고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방학하기 전에 세웠던 원대한 다짐을 떠올리며 이번 방학도 그냥 흐지부지 지나갔구나. 초조함이 밀려온다. 

  학교를 다니다 보면 학기 중이라도 시간이 정말 물 흐르듯이 빨리간다. 개강을 하고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만나고 하다보면 어느새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다가와 공부하고 방학을 맞이한다. 이런 생활 속에서 어느덧 2학년 2학기에 접어들었다. 법학과만 하더라도 이제 막 로스쿨이 시행되어 로스쿨을 가느냐 아니면 사법고시를 준비하느냐 취업준비를 하느냐 혼란스러운 생활을 하게 된다. 선배들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지만 그래도 혼란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요즘도 공부방법이라든지 ‘난 과연 할 수 있을까?’ 나에게 질문하며 잠을 못 이룰 때가 많다.

  방학 때 중도를 가면 학기 중 못지않게 사람들이 공부하고 있다. 다들 이 무더운 날씨에 중도까지 와서 공부하는 것을 보면 나뿐만 아니라 다들 열심히 하는 구나라며 압박감을 느낀다.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학년이 높아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졸업의 걱정과 취업의 걱정에 초조해지고 여러 가지 계획도 세울 것이다.

  학교를 늦게 들어온 나 같은 사람들은 나이의 압박, 학년의 압박, 남자 같은 경우는 특히 군대의 압박을 느끼며 항상 초조하게 계획을 세운다. 초조함에 아주 빡빡한 정말 하루하루 빈틈이 없는 계획을 세우며 이번 학기만큼은 계획대로 보람찬 학기를 보내는 거야! 굳은 다짐도 할 것이다. 그러나 개강을 막상 하게 되면 이런 일, 저런 일 맞다보면 계획은 저 하늘나라에 가버린다.

  우공은 산을 옮기는데 한 번에 옮기려고 하지 않았다. 아주 느리지만 꾸준히 한 삽, 한 삽 옮기다가 결국 산을 옮기게 된다. 물론 이 속담에는 우공의 어리석음을 탓하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초조하게 무리한 계획을 세우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것보다는 열배 아니 백배는 낮지 않을까. 모두 이번 학기는 우공이 되어 우둔하지만 우직한 한 학기를 보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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