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언론에서 대학 교직원을 ‘신이 숨겨놓은 직장’에 다니는 행운아로 지칭해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 적이 있다. 철밥통이고 여가가 많으면서도 연봉은 높다는 것이다.


  굳이 언론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낭만적이고, 근무시간 좋고, 조용하고, 편하고, 젋음이 넘치고, 심지어는 주차장 걱정 없는 것까지 대학에 대해 끝없이 좋은 점만을 나열한다. 대부분 맞는 말이긴 하다. 그렇지만 일터로서의 대학은 몸담은 교직원들에게는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대학 교직원은 최고의 지성체인 교수와 최고의 예비 지성체인 학생들과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학부모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 않는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며, 까다롭고도 복잡한 행정업무와 민원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대학 교직원인 것이다. 대학 교직원이면 누구나 느끼게 되는 것이지만 능력과 지식과 시간이 부족해 서비스에 한계를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닌 것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지금보다 몇 배는 노력해야 하는 대목이다.


  모 사립대학 교직원으로 근무하는 필자의 친구는 필자만 보면 “어이, 정부미!”라고 부른다. 국립대학도 국립대학 교직원도 정부미처럼 맛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필자는 결코 기죽지 않는다. 우리학교 정부미는 관리가 잘 돼 일반미보다 더 맛있다고 씩씩하게 맞받아치고 한편으로는 뒤돌아서서 곰곰이 생각해본다. 우리학교는 필자에게 어떤 의미인가? 일용할 양식의 원천이고 함께할 고마운 동료들과 친구들도 있고, 더구나 대외적으로 필자를 소개할 때 명함의 첫머리에 오르는 곳이 아니던가? 때로는 지겹고 힘들기도 하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지만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는 소중한 곳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우리학교가 일반미보다 맛있는 정부미가 되기 위하여 용틀임을 하고 있는데 필자는 과연 어떻게 처신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곱씹어보고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다짐해본다. 모든 구성원이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이미 본궤도에 올라와 있는 우리학교는 조만간 일반미보다 몇 배는 맛있는 정부미가 되리라 확신한다.


  연봉이 많은 여가가 많은 일터도 좋겠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명품 대학에 근무하며, 구성원의 자부심이 가득한 일터가 진정 신이 숨겨놓은 직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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