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밖으로 보이는 나뭇잎의 색깔이 유난히 푸르게 느껴지는 주말이다. 유독 비가 많이 내린 5월이 벌써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엊그제 같은데 필자는 벌써 새내기를 거쳐 선배가 됐고 성년의 날도 지나 어른의 세계에 입문했다. 나름 즐거웠던 대학생활이었지만 문득 이상과는 달랐던 대학생활에 대해 회의가 들기도 한다.


  우물 안 개구리 시절이었던 고등학생 시절을 청산하고 대학에 들어왔을 때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필자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평범한 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며 패기가 넘치는 주위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과 나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좌절했다.


  협소하기만 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의 인간관계와 달리 학과, 동아리, 크게는 학교 전체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을 했다. 어릴 때는 나와 맞지 않았던 사람과는 아예 접촉조차 시도하지 않았지만 대학교는 작은 사회라서 그럴 수만은 없다는 것을 배웠다.


  대학에만 들어가면  진정한 학문을 닦을 수 있을 것이라 꿈꿨었다. 하지만 친구들과는 학문적인 문답보다 시험에 대한 문답이 주를 이뤘고, 교수님과 교류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려웠다. 어느 순간엔가 학점에 매여 아등바등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기도 했다.


  시간은 이렇게나 빨리 지나가는데 ‘나만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했다. 남들은 스펙이라며 어학공부와 대외활동 등 여러 가지를 준비하는데 필자는 정작 이뤄놓은 것이 없는 것 같아 상대적 박탈감이 들기도 했다. 진로에 대한 가닥조차 잡지 못했다는 생각에 초조함도 느꼈다.


  이런 생각들이 한번 시작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국 자신을 한심하게 여기는 순간이 온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는 청춘이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청춘이니까 불안한 게 당연한 것이다. 초조해 하지 말자. 아직 내 길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고 그 길을 찾기 위해 조금은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 전까지 필자가 생각했던 청춘의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몸소 느껴보면서 좌절하기도 하고 기쁨도 찾으면서 조금 더 ‘나’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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