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가운을 입고 시료를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평범한 대학생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유능한 연구원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들은 바로 고분자공학과 화장품 동아리 ‘미지(美知)’에 소속된 학생들이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제7공학관 3층 실험실에서 활동한다.


  지난 2008년에 창단된 ‘미지’는 화장품을 직접 만드는 고분자공학과만의 특색 있는 동아리다.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해지(3) 씨는 “브리핑, 실험, 피드백 순서로 일정이 짜여있어요”라며 “격주로 스터디를 하는데 이때 4학년, 대학원생 선배들이 참석해 조언을 해주시기도 해요”라고 설명한다.


  진지하게 실험에 임하면서도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하던 학생들에게 어려운 점을 묻자, 바로 ‘자금난’을 꺼냈다. ‘미지’ 전성모(3) 회장은 “실험하는 동아리라 실험 재료나 시료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하죠”라며 “회비나 대외활동을 통한 지원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어려운 것이 사실이에요”라고 답한다. 실험을 시작한지 1시간이 훌쩍 넘어서야 모든 조의 실험이 종료됐다. 피드백을 시작하자 담소를 나누던 목소리가 잦아들고 진지하게 각자의 실험 결과를 토의한다. 정윤현(1) 씨는 “이번 실험에서 만든 화장품은 유분감이 많고 제형이 묽어 실패했어요”라며 아쉬움을 표한다.


  고분자공학과는 ‘단란고분자’라고 내세울 정도로 유독 단란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학과다. 이재진(2) 씨는 “농활 때 다른 학과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우리 학과 분위기는 정말 좋아요”라고 말한다. 이러한 화목한 분위기는 연애로도 이어진다. 지난 공과대학 출범식 때 고분자공학과는 ‘CC의 신’이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해지 씨는 “시험기간 때 과제 도서실이나 개방된 강의실을 가보면 난리도 아니죠”라고 웃는다.


  방학 중에도 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는 ‘미지’ 소속 학생들에게는 남다른 꿈이 있다. 손창민(3) 씨는 “노벨상을 타는 것을 꿈꾸기도 했지만 이제 스스로도 발전하고 만족할 수 있는 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싶어요”라고 밝힌다.


  고분자공학과는 1969년 개설된 학과이며 학부제 시행으로 잠시 응용화학공학부 고분자공학 전공으로 재편성되기도 했다. 실생활과 밀접한 학문을 공부하는 학과인 만큼 100%에 가까운 취업 및 진학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학교 고분자공학과는 국립대학교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백현종 학과장은 “화학, 전자, 조선 등 넓은 범위에서 취업이 가능하다”며 “최근 전자재료, 생체재료 등에서 고분자공학을 주목하고 있어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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