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인력개발원 최임정

  우리 학교 학생들과 진로에 관한 고민들로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대체로 취업 및 진로 결정을 앞두고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갈등과 고민이 많다. 이런 고민들도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각기 다른 색깔의 고민들이고 이유이지만 공통적인 특징들도 있다.


  그 중 하나는 우리 아이들이 대체로 틀에서 잘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틀은 부모가 만들어 놓은 틀일 수도 있고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일 수도 있다. 이런 틀과 본인이 스스로 만들고자 하는 틀이 서로 일치하지 않을 때 갈등이 발생하곤 하는데 갈등조차 없는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갈등을 겪고 있는 상태가 오히려 더 긍정적일 수 있다. 물론 어느 쪽이든 그 나름의 이유가 있고, 본인에게는 아주 큰 스트레스겠지만 말이다.


  의존적인 자세로 진로탐색을 하는 경우, 외부로부터 그 답을 찾으려 한다거나 결론지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많고 갈등을 견디기 힘들어 하기도 한다. 의존적인 자세에서 얻는 정보들은 불안이나 걱정을 잠시 잊게 할지는 몰라도 실질적으로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본인에 대한 이해와 당면하고 있는 갈등의 실체를 명확히 바라보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해결이요 현명한 의사결정을 위한 방법이다.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하는 이유들도 다양하지만 이전부터 본인 스스로 결정을 해본 경험이 적었거나 또 이전부터 인정(조건적 인정)을 많이 받아온 터라 실수나 시행착오를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 실수나 시행착오를 실패적인 감정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주변의 틀로부터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고 방향을 설정하는 과정으로 생각한다면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진로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현재, 즉 대학 시절 동안 충분히 해봐야 하는 고민들이다.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이러한 고민들을 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지금의 갈등과 고민들이 더욱 힘들게 다가올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전공이 이렇기 때문에 난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것과 난 이 일을 하기 위해 내 전공을 선택하고 공부를 하고 있다는 자세는 다를 것이다. 보다 주체적이고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저학년 때부터 나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경험, 그리고 나만의 비전과 꿈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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