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는 반값 등록금으로 시끄럽다. 고등교육까지 마치는 사람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 그만큼 교육비 지출이 큰 탓일 것이다. 필자가 속한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 학생들에게도 그 문제는 심각하다. 학생 대표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출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하고 7~8%의 높은 이율로 5천여만 원 정도 빚을 지는 학생들이 많은 모양이다.


  반값 등록금 논의와는 별도로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확대가 절실하다. 장학금도 거액을 쾌척하는 몇 명의 독지가에 의존한다면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가 어렵다. 그래서 소액으로 다수의 출연자가 참여하는 부조 형식이 답일 것 같다. 그 예를 김순호 장학회의 변신에서 본다. 김순호 장학회는 1980년 우리학교 김순호(의과대학 진단검사의학교실) 교수의 사비 출연으로 시작됐다. 2001년까지 사비를 털어 장학금 지급이 지속돼 오다가 교수님의 퇴임으로 그 맥이 끊길 상황이 되자 당시 주임교수이던 손한철 교수의 주도 하에 교실에서 자체 재원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후 의과대학이 의전원으로 전환되며 등록금이 대폭 오른 바람에 장학금도 증액하게 됐는데 재원 마련이 쉽지 않았다. 이에 동문 선후배들이 교수님의 숭고한 뜻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 십시일반으로 월 만 원 이상 출연해 장학금을 계속 지급했으며 현재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장학금 출연자 중에는 대학생 때 이 장학금을 받고 현재 교수로 재직하는 분도 포함돼 있다.


  소액으로 다수가 출연한 장학금이 실제로 전체 장학금 규모 확대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 현재 의전원 장학금 규모는 연간 8억 원 정도로 이는 재학생 총 등록금의 13%정도 밖에 안 된다. 현재 우리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동문들은 6천여 명에 이르고 동문들은 각자 출신 지역, 고교, 동아리 활동 등으로 학생들과 나름대로 인연을 맺고 애정을 갖고 있다. 그리고 적지 않은 학생들의 부모가 바로 우리 동문들이다. 이런저런 인연을 가지고 뜻을 같이 하는 동문 모임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그 단체들이 기금을 모아 장학금을 준다면 어떻게 될까? 이론적으로 6천명이 월 1만원씩 출연한다면 총 7억2천만 원으로 현재의 장학금 규모와 맞먹는 금액이 된다. 물론 전체 동문이 다 참여하지는 않겠지만, 어떤 분들은 여러 구좌를 출연할 것이고, 동문이 아니면서도 참여할 분들도 다수 있으실 것으로 본다면, 이 금액이 결코 허황된 수치는 아니다.

  장학금 규모 확대는 우리학교 입학을 고려하는 수험생들에게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 그만큼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혜택을 받은 학생들에게는 애교심이 생기고, 졸업 후에는 학교나 병원 발전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역사와 전통이라는 부산대학교가 가지는 장점을 살려서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우리 대학과 인연을 가진 많은 분들의 동참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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