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우리학교 구성원 모두를 충격의 도가니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김인세 총장과 부경대 박맹언 총장의 ‘공동발전 추진 협약서’ 체결이었다. 학교의 장기 발전 계획을 세우는 기획처 역시 협약 체결 당일에야 협약 체결 소식을 들었다. 3만 효원인들의 대표인 총학생회장 역시 어떠한 언질도 받지 못했다. 학내 사안이라면 눈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열 의무가 있는 부대신문의 기자들조차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라야 했다.

  어떠한 준비과정이나 사전 예고 없이 협약이 체결된 후 양측 대학 본부는 끊임없이 ‘통합’이 아니라고 부인한 반면 김인세 총장은 라디오 방송과 TV 토론에 출연해 ‘통합’이 최종 목표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 선언 조차도 당당하지 못했다. 교수회의 반응을 취재하던 과정에서 교수회 이병운 회장의 말에 따르면 김인세 총장이 “토론회에 교수회장이 출연한다면 자신은 TV 토론에 출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담당 PD에게 말했다고 한다.

  학교가 통합 논란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지난 23일에는 인사위원회가 열렸다. 총장 선거가 비리로 얼룩지지 않았다면 현 총장과 차기 총장의 협의가 이뤄져 보직교수를 임명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2면 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재는 차기 총장의 임명이 불투명한 상황이고 부총장 대행체제로 2학기를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인세 총장 시절 기획처장을 역임한 교수가 부총장으로 임명되는 것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취재원은 “최악의 경우 있을지도 모르는 총장 재선거에 김 총장의 영향력이 개입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과거에 학생 의견 수렴 없는 대학통합이라는 ‘홍역’을 겪은 우리학교 학생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총학생회는 오는 9월 1일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의 삭발식을 시작으로 비민주적 통합 논의를 규탄하는 학생총회를 준비하려고 한다. 오늘 비상대의원 총회가 성사돼야 확정되지만 학생총회에서 의결 예정인 안건에는 학생들의 총장 투표권 획득도 있다. 어찌됐든 총학생회는 학생 투표권을 확보해 이번 사태와 같은 ‘비민주적’인 일이 ‘학원민주화’를 더럽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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