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생활기획공간 통에서 ‘지역에서 잡지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강연은 지역적, 일상적인 관심사가 뚜렷하고 잡지에 관심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최근 부산에 다양한 문화적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지역적, 자기관심사를 담아낼 수 있는 지역잡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잡지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부산에서 발행되는 잡지 현황은 총 84개(생활정보지, 사보, 학술지 등 제외)로 문학지, 문화/예술지, 지역지 등 종류가 다양하다. 그 중 문학지는 22개로 다른 종류의 잡지보다 많은 편이다. <문학도시>를 발행하는 부산문인협회 배기환 국장은 “부산의 문학전문지들이 많은 것은 문학에 대한 열의가 높은 지역 내 문인들을 엮어주는 역할을 꾸준히 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함께가는예술인>, <보일라> 등의 예술 관련 잡지와 올해 창간한 지역지 <안녕광안리> 등 부산에 기반을 두고 발행되는 잡지는 다양하다.


  지역잡지는 새롭고 낯선 문화를 발견하고 지역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생활기획공간 통 박진명 공동대표는 “지역잡지는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하는 매체가 될 수 있다”며 “또한 지역의 일들을 묶어내 지역 주민과의 교류를 꾀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작은 지역잡지는 거대매체가 다룰 수 없는 것들을 비평할 수도 있다. 미술문화잡지 <B-ART> 관계자 신양희 씨는 “기존의 중앙에 집중했던 세력과 담론들이 놓치고 있던 것들을 성찰하고 솔직한 비판을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역적 관심사를 담아내던 잡지를 만들려는 움직임은 꾸준히 있었지만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산지회 배인석 미디어기획위원장은 “지역민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 자기 것이 위대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을 못해왔다”며 “본래부터 중요했던 것들을 이제야 인식하고 끄집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외에도 다른 지역의 잡지들이 중앙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색깔을 담아내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전라도 사투리를 고스란히 담아 눈길을 끄는 <전라도닷컴> 황풍년 편집장은 “지역의 정서를 담아내는 언어, 특징들을 드러내고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관심사를 표현하고 지역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려는 이들이 늘어나 지역잡지의 가능성은 보인다. 박진명 공동대표는 “지역잡지를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에 강연회를 찾아온 이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며 “자기만의 관심사를 표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보고 지역잡지의 미래가 긍정적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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