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에 맞는 학과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전과 제도가 변질되고 있다. 취업률이 높은 학과나 밀양캠퍼스에서 부산캠퍼스로 옮기는 전과도구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전출 인원이 많은 인문대학(이하 인문대)과 생명자원과학대학(이하 생자대)에서는 2011학년도 입학생부터 각 모집단위별 입학정원의 10%로 전출을 제한하고 있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의 전과 현황을 살펴보면 생자대 학생들은 전체 전과생 5명 중 1명꼴로 높은 전과율을 보였다.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인문대가 44.9%로 전출학생이 가장 많았다. 반면 공과대학(이하 공대)로 전과하는 학생 수는 전체 전과생의 31.4%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높은 취업률 때문인 것으로 예측된다. 적지 않은 생자대 학생들이 부산캠퍼스로 전출한 반면 생자대로 들어오는 학생들의 수는 4년 동안 단 1명뿐이었다. 인문대에서 2007년부터 5년동안 전출한 학생은 71명이었으나 전입한 학생은 19명에 불과했다. 인문대로 전입한 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기도 있었다.


  인문대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높은 단대로 전과하는 경향이 있었다. 인문대 배만호 학장은 “인문대가 다른 단대보다 취업률이 낮은 경향이 있어 학생들이 취업률이 높고 기업들이 선호할 만한 상과대학(이하 상대)으로 전과를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대는 학생들의 지원이 많기 때문에 높은 학점을 받아야 전과가 가능하다. ㄱ(사회과학대학) 씨는 “1년 정도 공부하다 보니 전공이 나와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경제학과로 전과를 하려고 했으나 학점이 좋지 않아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문대는 공식적으로 전과를 금지하지는 않지만 암묵적으로 전과를 허용하지 않는 과도 있다. ㄴ(인문대) 씨는 “선배들에게 전과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듣고 자퇴를 한 동기가 있었다”고 이야기 했다.


  학생들의 전과 경향에는 잘못된 입시문화가 영향을 주고 있다. ‘수능날만점시험지를 휘날리자’ 입시카페에서는 생자대에 지원하면서 전과가능여부를 묻거나 합격한 후, 부산캠퍼스로의 전과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ㄷ(생명자원과학) 씨는 “입학할 때부터 전과를 생각하고 학과에 오는 사람도 있지만 입학하고 보니 학교 환경이 열악해 전과를 하게 된 학생들도 있다”며 “전과를 하려는 학생들은 취업률이 높은 공대나 전문대학원을 준비하기 위한 학과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ㄹ(자연과학대학) 씨는 “우리 과에는 적성을 보고 온 학생보다는 성적에 맞춰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전과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적성과 흥미에 대한 고려보다 전과를 목적으로 한 입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출이 많은 한 학과의 ㅁ교수는 “전과가 목적인 학생들도 선배나 교수와의 상담을 통해 전공에 대한 적성을 발견한 후 부터 전출인원이 줄었다”며 “전과를 염두에 두고 오더라도 자신이 입학하는 학과가 어떤 학과인지, 본인의 적성에 맞는 지 생각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전과를 목적으로 입학한 학생들에 대해 ㅂ(영어영문 2) 씨는 “적성은 무시하고 학교만 보고 입학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