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우리학교를 대표하고 학내 중추적인 역할을 하던 두 연구소가 있었다. 사회과학 분야를 연구하는 ‘민족문제연구소’와 인문학 분야를 주로 연구하는 ‘한국문화연구소’. 이후 연구와 교육의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 1994년에 이 두 연구소가 통합돼 지금의 한국민족문화연구소(이하 한문연)가 탄생했다.


  한문연은 이전의 두 연구소 성격을 통합해 인문학과 사회과학적 접근법으로 △한일관계 △가야사 △부산학 △지역학 △통일문제 △로컬리티의 인문학 등 다양한 한국문화 및 민족문제들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 1997년 우수연구소 선정을 시작으로 한문연은 2001년 한국학술진흥재단 중점연구소로 선정돼 2007년에는 6년간 연구 우수성과를 인정받으며 우리학교를 대표하는 연구소로 부상했다. 특히 지난 2007년에 로컬리티의 인문학이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 대형과제로 선정되면서 많은 지원과 연구단이 투입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연구소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에 머물러 있지 않고 영상공학, 도시공학 등 분과 학문을 뛰어넘어 다양한 학문이 함께하는 학제 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도시공학 전공인 공윤경 HK연구교수는 “이론학과 실천학을 함께 연구하는데 실천학 중에 건축·도시학을 인문학과 접목해 연구를 수행한다”며 “그동안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타학문 분야를 많이 알아가고 지역의 역사도 새롭게 접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문연에는 학문후속세대들을 양성을 위해서 대학원생으로 이뤄진 20여 명의 연구보조원이 함께 일한다. 강순정(일어일문 박사 1) 씨는 “화기애애한 근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전공분야와 교류하며 연구하기 때문에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도 발견하는 등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우리학교 최고의 연구소로 손꼽히지만 세계적인 연구소로 나아가는데 공간부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김동철(사학) 소장은 “그동안 우리 연구소에서 축적해온 자료들을 일반 시민들이 열람해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또한 세계적 연구역량을 갖추기 위해 국제적인 회의가 가능한 공간 역시 갖춰져야 하는데 이러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한국학과 인문학의 확산을 위해 시민들과의 소통도 꾀하고 있다. 매년 금정도서관과 부산시민도서관에서 시민들을 위한 인문학강좌가 열리며 오는 19일부터 25일에는 ‘지역 인문학 무지개로 채색하다’라는 주제의 인문학행사로 시민들을 찾아간다. 이 행사에서는 할머니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전시하고 장애우들과 지역문화유적을 탐방하는 등 세부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동철 소장은 “대학이 지역사회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했다”며 “사람 간, 지역 간의 관계 맺기가 중요했기에 ‘열림과 소통의 인문학’을 강조해 시민들과 소통하려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학기에는 효원인들을 대상으로 ‘행복한 인간과 지역’과 ‘한국 지성과의 만남’ 등 교양강좌가 진행된다. 앞으로도 한문연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의 사람들과 소통해 지역적 가치를 발견하고 나아가 세계와 교류할 수 있는 연구소를 꿈꾸고 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