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우리학교에서 학생총회가 열린다. 2006년 이후 5년 만이다. 학생총회는 학생들의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재학생의 1/4이 참여해 의결을 하는 만큼 대학본부(이하 본부)도 쉬이 무시하지 못할 위력을 가진다. 물론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총회가 성사됐을 때 가능하다. 총학생회는 이번 학생총회에 △학생 의견 수렴 없는 비민주적 통합 반대 △학교 중요 인사 및 총장 선거 학생투표권 쟁취 △학생 공간 확보 △2012년 반값등록금 실현을 주요 안건으로 내걸었다. 

 
  이렇듯 학생총회를 위한 움직임은 비단 우리학교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올해는 고려대, KAIST, 이화여대를 비롯한 여러 학교들이 학생총회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고려대의 경우 정족수인 1,519명을 넘어선 1,555명이 참가하며 6년 만에 학생총회가 성사됐다. 이들은 △등록금 인상 철회 △민주적 등록금 심의위원회 구성 △학교 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반대 등을 목청 높여 외쳤다. 총회를 마친 고려대 학생들은 본부 항의방문을 했다. 그러나 본관엔 아무도 없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우리학교 본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1일 총학생회는 학생총회와 동맹휴업 성사를 결의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총학생회장 및 부회장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후 이들은 김덕줄 부총장을 만나기 위해 본관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들이 부총장실에 도착했을 때 부총장실은 이미 비어있는 상태였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켜진 채. 다른 주요 인사들도 마찬가지였다. 학생들과 대화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은 채 자리를 피하기 일쑤였다.

 
  이제 2만 효원인들에게 물을 차례다. 이러한 행태를 언제까지 바라만 볼 것인가.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부산대학교는 학생의 등록금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학생을 위해 움직여야 할 본부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학생들이 나설 차례다.


  ‘어차피 받아들이지 않을 텐데’라며 굳이 움직여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과 실패는 엄연히 다르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를 바꾼다는 그 말. 작은 사건이라도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는 시도를 했을 때만 가능하다. 지난 2008년 광우병소고기반대 촛불집회를 기억하는가. 약 3개월 동안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 이 집회는 우리사회 전반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시민들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2008년 당시 우리학교 총학생회는 이명박 정부의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기 위해 동맹휴업을 실시했다. 이번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리학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움직이려 한다. 부대신문은 매년 말 총학생회 평가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매년 학생들이 원하는 총학생회는 정해져 있다. ‘우리학교 문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총학생회’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 총학생회가 우리학교를 지키기 위해 학생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학생들이 나서 움직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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