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는 ‘빨리 빨리! 더 바쁘게!’를 요구한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청년들에게 스펙 쌓기는 필수가 돼버렸고 경쟁에 뒤처지면 사회는 이들에게 ‘루저’, ‘잉여’라는 꼬리표를 붙여버린다. 필자 역시 이 사회의 청년으로 살아가면서 그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는 건 아닌지 스스로 자책하며 끊임없이 불안해한다.

  지난 6일 영도 한진중공업 앞에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故이소선 여사 추모의 밤 행사가 열렸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많은 시민들이 모여 노동자의 어머니를 기리는 추모 행사에 함께했다. 필자는 이러한 큰 규모의 현장을 취재한 적이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으나 마음속을 뒤흔드는 큰 울림에 충격을 받았다. 경찰들과 한진중공업은 추모행렬이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이 있는 85호 크레인으로 향하는 것을 버스 벽으로 막았다. 조선소 출입을 허가하겠다고 말한 한진중공업 고위 관계자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추모행렬은 그곳에서 멈추지 않고 크레인 위를 향해 손을 흔들며 한목소리로 희망의 노래를 불렀다. 필자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장벽이 답답하게 느껴질지라도 그 벽을 부수고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희망을 외치는 일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또한 장애인 문화예술가를 취재하면서도 필자는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3살 때 소아마비로 장애를 가진 휠체어 댄스스포츠 윤정희 선수는 “다른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내 인생을 불행할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며 “그러나 나 스스로 남들은 느낄 수 없는 것들을 알아가고 특별한 삶을 살 수 있어 짜릿하다”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들은 ‘장애인 예술가’가 아니라  똑같이 자신들이 가진 재능으로 예술을 하는 ‘예술가’였다. 이렇게 필자가 만난 장애인 문화예술가들은 그렇게 다들 조금은 불편하지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행복한 인생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현재 살아가고 있는 곳이 답답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이번 취재로 필자는 희망을 가진다는 것,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 늘 ‘난 안될 거야’라는 생각으로 살아오던 필자를 바로잡아준 이 기회를 계기로 앞으로 밝은 미래를 그리며 살아가고 싶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