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의 실종 패션이 휩쓸고 있는 오늘날과 달리 조선시대에는 어떤 패션이 열풍을 일으켰을까? 답변을 얻고 싶다면 우리학교 ‘한국전통복식연구소’의 방문을 두드리자. 전국에서 유일한 한국전통복식 연구소는 한국전통복식 섬유문화를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 복식문화를 재창조하고 있다. 또한 이공계 학문의 고도화된 기술력을 결합시킨 ‘섬유문화 보존 센터’를 통해 과거 섬유류 유물의 보존 처리에 전문성을 더한다.

연구소는 △보존처리분과 △복식조형분과 △학술사업분과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뉜다. 보존처리분과는 섬유류 유물을 과학적으로 보존처리하고 복식조형분과는 과거 복식을 재현해 현대 복식을 개발을 하며 학술사업분과는 복식문화를 연구하고 학문을 정립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3가지 분야를 통해 연구소는 한국전통복식의 연구부터 이를 통한 문화컨텐츠 개발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전통복식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권영숙(의류) 소장은 “과거 복식은 현대 복식을 만드는데 아이디어 원천이 된다”며 “전통 복식 유물을 통해 한국적 영감을 받아 한국 복식의 세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은 노리개 문양을 핸드폰 고리, 머리핀 등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덧붙였다.

다양한 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는 연구소는 전통복식 연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꿈의 장소다. 연구소에서 개설한 우리학교 대학원 과정인 ‘전통복식과 보존과학 협동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복식과 보존과학 협동과정은 한 학과의 교수 밑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의류학과 △섬유공학과 △미생물학과 △고분자공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제 연구가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박혜진(전통복식과 보존, 석사 1) 씨는 “한 유물을 통해 공대에서는 화학적인 분석을 통한 보존 처리 연구를, 자연대에서는 어떤 환경에서 미생물이 자라는지 연구 등을 각 분야의 교수님께 배울 수 있다”고 자랑했다.

최근에도 연구소는 경기도 오산, 대전 지족동 등 전통복식 출토현장에 참여했다. 정고은(전통복식과 보존, 석사 1) 씨는 “출토 장소에서 시체의 옷을 벗겨 복식을 가져오는 것부터 연구는 시작된다”며 “이 후 옷을 세탁하고 말린 뒤에 손으로 다름질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보존처리 된 복식들은 치수를 재는 프로그램을 통해 복원한 뒤 박물관에 전시된다. 박혜진 씨 역시 “출토될 당시 복식은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냄새가 고약하다”며 “그러나 과거 복식을 깨끗하게 세척하고 복원하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실적과 그 중요성에 비해 연구소 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특히 연구원들은 연구소의 인력과 지원 부족을 문제로 꼽았다. 연구소에는 6명의 전임연구원이 있지만 연구조교는 단 한 명도 없다. 권영숙 소장은 “인원이 적은 소형연구소라 연구소 지원이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박혜진 씨 역시 “학과 건물을 함께 사용해 공간이 부족하다”며 “분석 기계와 세탁 기계 모두가 한 연구실에 모여 있다”고 거들었다. 이에 권영숙 소장은 “소형 연구소에게 지원을 많이 해 연구의 다양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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