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시 부산에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 흩어져 있던 부산 영화인들이 한데 뭉쳐 부산의 영화판을 이끌어나가기로 한 것이다. 지난 16일 부경대에서는 부산영화인연대 발족식이 열렸고 부산영상위원회에서는 부산의 양대 영화연구소인 우리학교 영화연구소와 아시아영화연구소가 공동 세미나를 다음 달 9일에 개최하기로 했다.


  특히 부산영화인연대는 △부산영화평론가 협회 △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 △(사)부산영상포럼 △부산독립영화협회 △부산민예총 영상위원회 △아시아영화연구소 △임권택영화연구소 △우리학교 영화연구소까지 부산지역 8개 영화단체가 참여한다. 부산영화인연대 이종찬(동서대 영화과) 대표는 “그동안 부산의 영화계는 각 단체의 독립적인 활동만 있었지 연대는 없었다”며 “영화인들의 목소리와 건의사항을 모을 창구가 필요했기에 영화단체들이 함께 연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영화인연대 결성의 취지를 설명했다. 발족식 이후 부산영화인연대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시네마테크 이전 문제와 관련해 ‘부산의 소중한 영화유산인 시네마테크부산의 철거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음 달 9일 우리학교 영화연구소와 아시아영화연구소가 부산 영화연구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한중일 포스트뉴웨이브 성찰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한다는 사실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다음 해부터는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의 부산영화포럼과 연계해 두 연구소가 직접 의제를 설정하고 섹션을 꾸려나가기로 합의했다. 우리학교 영화연구소 이왕주(윤리교육) 소장은 “이 기회를 통해 전 세계 유수한 학자들이 부산에 와 영화의 표준이론들을 창출시킬 수 있다”며 “올해는 독립적인 포럼을 준비 중이지만 내년부터는 BIFF와 두 연구소가 함께 지속적으로 연대해 포럼을 통해 창출된 영화 이론들을 세계 각국의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 이상적인 바람”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존 부산 영화정책과 사업들은 부산국제영화제, 영상위원회, 부산시 등 관주도로 진행돼 왔다. 이종찬 대표는 “그동안 영화계의 작은 단체, 보이지 않는 단체는 소외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관심을 가지고 보전할 필요가 있었고 앞으로 영화인연대를 통해 그러한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러한 학계의 연대는 부산에서 영화를 창작하는 것과 더불어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 소통하고 대중을 계몽해 이끌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부산 영화인들의 연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지윤(철학 1) 씨는 “영화도시 부산에 걸맞게 영화인들이 함께 움직인다면 일을 추진할 때 공신력도 생기고 다양한 의견을 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 영화연구소 문관규(예술문화영상) 소장 역시 “영화도시라는 방향을 설정을 하는 부산시와 컨텐츠·감독·영화시장을 만들고 유통시키는 역할을 하는 BIFF와 영상위원회가 하드웨어를 담당하고 있었다”며 “앞으로 아시아적 가치 창출에 학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프트웨어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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