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의 찌는 듯한 태양 아래 여름, 안개 낀 영국의 흐린 가을,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눈이 쌓인 홋카이도의 겨울 등 우린 날씨로 그 도시를 기억한다. 다른 고향에서 온 네 사람은 부산을 어떤 도시로 기억할까. 이번 주는 부산의 기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관영 씨가 눈을 보고 즐거워하는 부산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했다. 그는 “부산에 눈이 왔을 때 거의 100m마다 작은 눈사람이 있어서 놀랐어요”라며 “전라도는 눈이 자주 오고 빨리 녹는 편이라 사람들이 눈이 대해 큰 감흥이 없어요”라고 신기해했다. 부산토박이 정웅 씨는 동감하며 “눈이 내리면 부산에서는 거의 휴교가 돼 그날 신나게 놀 수 있죠”라고 웃어보였다. 반면 아람 씨에게 눈은 정말 익숙한 풍경이다. “겨울이면 눈에 차가 다 덮이는 정도에요. 매번 함박눈이 내려서 부산에서 내리는 눈과 비교가 안돼요”라고 말했다. 


  눈이 내린 후 도시가 마비되는 부산의 모습은 아람 씨와 은주 씨에게 충격이었다고. 은주 씨는 “부산에 눈이 조금 왔는데도 버스가 너무 막혀서 도중에 내려서 집에 갔어요”라고 기억했다. 아람 씨는 “울릉도는 눈이 워낙 많이 오니까 겨울에는 차에 체인을 설치해 거리가 마비되는 일이 없어요”라며 “바닷물로 눈을 치워요”라는 특색을 이야기했다.


  눈 이외에 세 사람이 느끼는 부산 날씨의 특징은 타 지역에 비해 ‘따뜻한 날씨’다. 정웅 씨는 “여름이 많이 덥기도 한데 겨울은 그만큼 덜 추운 게 부산의 특징이죠”라고 말했다. 은주 씨는 “경기도는 겨울에 무척 추워 옷을 여섯 겹이나 입기도 해요. 그러나 부산의 겨울은 봄처럼 따뜻해 놀랐어요”라고 밝혔다. 반면 관영 씨는 “부산이 따뜻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겨울에 무작정 옷을 얇게 입었다가 추워서 고생을 하기도 했어요”라고 기억했다. 아람 씨는 “울릉도는 바다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여름은 별로 덥지 않고 겨울은 부산만큼 따뜻해요”라고 전했다.


  부산의 또 다른 특징은 바람이다. 은주 씨는 “여름에는 바람이 많이 부는 것이 시원해 좋기도 하지만 겨울에는 예쁘게 한 머리가 다 날아가서 언짢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관영 씨는 “부산과 달리 전라도는 태풍 매미 때 외에 바람 때문에 피해를 입은 기억은 없어요”라고 기억했다. 이에 정웅 씨는 “평소 바람이 많이 부는 건 느끼지 못하지만 태풍이 지나가고 나서 나무가 뽑힌 것을 보면 실감이 나긴 해요”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지역감정, 지형, 롯데와 야구, 사투리 그리고 기후까지. 5주 동안 각기 다른 고향에서 온 네 사람이 자신과 자신의 고향 이야기를 전했다. 네 사람이 내린 부산의 정의는 무엇일까. 정웅 씨는 ‘무난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기후도, 지형도 다 살기 적당해서 무난한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은주 씨는 ‘따뜻하다’고 말했다. “날씨 뿐 아니라 개인적인 서울 사람들과 달리 부산 사람들은 친절하고 정이 많은 것 같아요”라며 “버스에서 어른들께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이 좋아보였어요”라고 기억했다. 아람 씨에게 부산은 ‘살기 좋은 도시’란다. “부산은 경험할 것이 많고 교통도 편리한 것 같아서 살기 좋은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관영 씨는 ‘재밌다’고. “부산에서 지내면서 색다른 경험을 많이 했었어요”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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