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원 (정보컴퓨터공학부) 교수

  학교에 재직한지 이제 4년이 흘러가고 있는 현재, 비록 우리학교와 학생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지금이 아니면 아마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져 할 얘기가 점점 없어져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말을 다소 직설적으로 해보려 한다.


  먼저 제목을 보면 ‘변방(邊方)에서 살아남기’이다. 소위 한국의 중심인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이 곳, 부산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는 우리 학생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 미래의 주역이 될 것인가? 이 질문은 내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항상 나 자신에게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하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지금 불리한 상황에 처해있기에 너무나 안타깝다. 경제적 어려움과 정보의 제한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그러면 정보의 제한에 대해 생각해 보자. 물론 요즘은 세계화된 네트워크로 누구나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접하는 것으로 끝이다. 과연 이런 폭주하는 정보(빅데이터)를 소화해낼 수 있는 능력을 학생들이 갖추고 있을까?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소화해내는 능력에서 보면 우리학교 학생들은 너무나 미흡하다.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관련 분야 사람들이 많고 또 전문가가 많은 곳이라면 기회가 더 많다. 그러나 유능한 분을 초청해 세미나를 통해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접하도록 하는 것조차 전문가들이 고사해 쉽지 않은 마당에 학생들이 스스로 이런 능력을 갖추도록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우리 학생들이 서울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경제적․시간적으로 부담스러운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역시 어렵다. 또한 국립대의 특성으로 인해 외부의 변화에 둔감한 학교 교육 환경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학생들이 미래의 주역이 될 수 있는 능력과 정신을 갖출 수 있을까? 요즘의 고민이다. 대학과 교수들이 이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과연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는 것이 좋을까?


  아마 정답이 있었다면 이런 어려움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내가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자기 확신’을 가지라는 것이다. 각자가 가지고 싶은 직업과 공부하는 분야, 되고자 하는 미래상에 대해 확신을 가지며 이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열정을 갖고 노력하라. 진화와 진보를 위해선 기존 수준을 뛰어넘어야 하므로 변방 출신이 미래의 주역이 되기 위해선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단순히 대기업 취직을 위한 대학에서의 삶, 즉 적당한 학점과 적당한 영어 점수 유지, 적당한 경험을 쌓는 것은 영원히 우리를 변방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자신감과 자기 확신을 가지면서 치열하게 생활하고 공부하며 꿈을 가지고 살면 변방에서 혁신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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