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팩토리 인 다대포’, ‘대안공간 반디’ 등 대안공간 위기에 관한 부대신문 1420호 기사를 기억하는가. 이 기사가 발행됭 후 문화단체들이 문화다양성 소실에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러나 이를 잠재울 비장의 무기, ‘공간기부뱅크’가 등장했다. 지난달 23일 (주)근영테크빌과 협약식을 맺으면서 첫 신호탄을 터뜨렸다.

공간기부뱅크는 공공기관, 기업, 법인 또는 개인이 가진 ‘쓰지 않는’ 혹은 ‘나누고 싶은’ 공간을 부산문화재단에 기부하면 인근 지역의 특성에 걸맞은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지역주민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이다. 부산문화재단 구선미 담당자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도시의 공간이 문화예술의 터전으로 되살아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간기부뱅크는 문화단체에게는 공간을 무상기부 받는다는 점과 기업들은 사회적 공헌과 동시에 기업을 홍보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다. 기부된 공간 운영은 부산문화단체가 선정하나 해당지역의 문화단체가 위탁 운영할 예정이며 공간의 리모델링 역시 재능 기부나 후원을 받을 계획이다.

올해 도입된 공간기부뱅크는 도시미관을 해치는 장애요소를 제거하고 주민들이 가까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든다는 점에서 촉망받고 있다. 이에 문화단체들 역시 긍정적이다.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 진영섭 대표는 “공간기부뱅크는 나눔 문화의 연결사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부자가 공간을 문화단체에 기부하고 이것을 문화단체가 문화로서 시민들에게 기부하면서 시민들은 지역 내에 새로운 활력소를 생성한다”고 반가워했다.

그러나 처음 도입되는 시스템인 만큼 우려되는 점도 있다. 특히 무상기부이기 때문에 문화공간 운영권에 관한 기부자의 입김이 세질 수 있다. 문화생활기획공간 통 송교성 대표는 “기업이 후원하는 경우 문화 단체의 운영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부단체의 성격에 맞는 프로그램과 기업홍보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나 단체의 성격이 뚜렷한 대안문화단체의 경우에는 이러한 후원 역시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관에서 문화단체를 선정한다는 점 역시 우려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이뤄진 공간운영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의 지적에 구선미 담당자는 “시작하는 단계라 정확히 정해진 바는 없다”며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외부 문화단체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와 공간기부자의 협의 후 신중히 선정하겠다”고 전했다.

앞으로 방향에 대해 구선미 담당자는 “다음 해부터 기부 받은 공간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지금은 시작하는 단계라 홍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보도자료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간 기부 홍보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진영섭 대표는 “공공이익을 위한 문화공간이어야 한다”며 “공간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공간기부뱅크의 승패를 가를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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