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은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을 의미하고 공동체는 생활이나 행동 또는 목적 따위를 같이하는 집단을 뜻한다. 오늘날 이 두 개념이 만나 마을공동체가 탄생했다. 특히 중앙집권화, 자본주의, 개인주의 등 현대사회의 주요 문제점에 반발해 이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마을공동체를 알아본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마을공동체를 ‘마을 주민들로 이뤄진 공동체로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활동하는 집단’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오늘날 회자되는 마을공동체의 정의는 명확하지 않다. 각 마을공동체마다 운영방식과 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청학동마을공동체 윤종만 대표는 “마을공동체가 등장한 시기에 의견이 분분하지만 흔히 중앙 집중화가 극심했던 1990년대를 탄생시기로 본다”며 “역사가 짧아 개념이 정립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대부분 공동체는 토지재개발로 인한 철거와 도시 지상철도 설립 등에 반대하면서 형성됐다. 이렇게 탄생한 공동체는 소위말해 ‘소외된 것’에 관심을 갖고 활동한다. 이들이 집중하는 문제는 환경 보존과 저소득층 아이들의 교육, 평생교육, 장애인 복지 등이다.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 문재현 대표는 “흔히들 소외된 것이라 말하지만 앞으로 모두가 겪어야 할 문제일 수도 있다”며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마을공동체는 소외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각 마을마다 마을 실정에 맞는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고 말한다.

  마을공동체는 주민자치와 참여를 확대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시·군 단위로 제도의 실효성 등에 관한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춰 몇몇의 전문가와 준전문가의 의견만을 수렴하는 구조라 제대로 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없다. 윤종만 대표는 “마을은 단위가 작아 이슈와 의제를 공유하고 이를 함께 해결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다”며 “또한 마을주민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고 이에 문제의식을 느껴 활동에 적극적이다”고 답한다.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은 ‘연대감 조성’이다. 문재현 대표는 “설립 당시 연대의 필요성을 느끼고 모였지만 개인화에 물들어 실질적으로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 잘 몰랐다”고 회상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연구소에서는 마을 사람들 모두와 함께 뒷산 산책을 가거나 아이들이 경로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등 마을 주민간의 친근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학동마을공동체 역시 마을의 상징인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를 열어 주민들의 연대감을 조성하고 있다.

  마을공동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홍선 담당자는 “도심에서는 아파트 단위로 거점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마을공동체마다 지금 무엇을 해결해야 할지 꾸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에 문재현 대표는 “그러나 마을공동체의 운영위원회가 주민들에게 문제의식을 선동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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