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상대평가제도에 대해 ‘객관성 결여’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뽑았다. 강종구(경영 2) 씨는 “상대평가 자체가 객관화된 자료가 없어서 학생들이 성적을 납득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성적 평가 비율도 교수 재량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객관적인 기준과 함께 대안적인 지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서아현(정치외교 2) 씨는 “상대평가는 같은 수업을 받는 학생들 모두를 기준으로 내 점수를 평가받기 때문에 억울한 경우가 있다”며 “평가에 시험 점수 외에도 발표나 과제, 수업태도 평가 등 다양한 지표를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말했다.


  교수들도 상대평가제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탁성우(정보컴퓨터공) 교수는 “한 수업이 분반으로 나눠져 있는 경우, 각 교수마다 커리큘럼이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못할 때가 있다”며 “성적 평가 비율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육인증지원센터 이윤아 전임연구원은 실습이나 교양수업의 경우 개개인의 생각이나 표현을 상대평가제도를 통해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을 지적하며 “각 과목의 특성에 따라 전공·이론 수업은 상대평가, 실습·교양 수업은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학교에서는 상대평가제도의 보완을 위해 지난해 2학기 학생회 차원에서 ‘레포트 돌려받기 운동’을 진행했다. 학생회 차원에서 제작한 평가표를 레포트에 붙여 제출하면 교수가 해당 레포트 성적에 대한 설명과 부족한 점, 보완할 점 등을 기록해준다. 이 운동은 학생들과 교수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다. 당시 사회대 학생회장이었던 임대환(사회 4) 씨는 “학생들이 며칠 동안 열심히 준비한 레포트를 평가받는데 교수님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느꼈다”며 “학생들에게도 학점이 장래와 연결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당시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상대평가제도에 대해 대학교육연구소 측은 “상대평가제도가 실시되면서 학생들이 진정으로 듣고 싶은 과목이 아니라 학점을 잘 받는 과목을 선호한다”며 “학생이 해당 학문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학습목표를 달성했는지를 파악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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