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가수들 지나친 성적매력 강요로

   

  최근 십대만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아이돌 가수의 팬 연령대가 이십대로 확산되면서 아이돌 가수의 이미지가 변화하고 있다. 아이돌 가수들은 우상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어린 나이에 짧은 치마를 입고 요염한 춤을 추기도 한다.

 
    HOT· SES 등 1세대 아이돌 팬에게 대학 입학은 곧 ‘팬클럽 탈퇴’을 의미했다. 그러나 최근 포털 사이트에는 이십대 팬클럽이 크게 증가하는 등 대학생 아이돌 팬이 늘고 있다. 아이돌 그룹 2PM의 인터넷 팬클럽에서 활동하는 김윤진(서울시 강남구, 23) 씨는 “예전에는 대학생이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생들은 청소년기에 1·2세대 아이돌의 활동과 해체를 경험한 세대지만 그들을 좋아하는 방식에서 청소년기와는 차이를 보인다. 아이돌 가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십대와는 달리 대학생들은 그들에게 깊게 몰입하지 않는다. 십대 때 한 아이돌 그룹 팬클럽에 속했던 강여울(사회복지 3) 씨는 “바쁜 일과 중 아이돌 프로그램을 보며 휴식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공미디어연구소 김형진 교육팀장은 “대학생들은 아이돌뿐 아니라 다른 즐거운 경험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만 빠지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대중 매체에서 아이돌 가수를 조명하는 방법도 변모하고 있다. 아이돌 스타들은 지난 2007년 들어 공중파 방송을 장식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잇달아 출연하고 있다. 기획사의 신비화전략으로 인기를 끌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 그들은 꾸밈없는 모습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김윤미(노어노문 3) 씨는 “지금의 아이돌은 예전 아이돌과 달리 연예인임에도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권경우 문화평론가는 “아이돌은 기획사에 의해 철저히 만들어지고 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친구처럼 말한다”며 “이는 대중에게 친근하고 우호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점차 아이돌 가수의 연령은 낮아지고 있지만 이십대 팬들의 취향에 맞춰 성적 이미지를 부각하는 아이돌은 늘고 있다. 대학생들은 그들의 이성적인 매력에 이끌려 누나·오빠 팬을 자처한다. 서석인(재료공 1) 씨는 “고등학생 때는 청순한 여성그룹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누나 같은 강한 이미지의 여성그룹이 더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 어린 아이돌 가수를 성적 마케팅의 ‘상품’으로 삼는 것에 대한 비판도 늘고 있다. 권경우 평론가는 “현재 아이돌의 핵심은 성적 코드”라며 “성적 마케팅만이 부각되면 음악적 완성도나 능력은 가수를 판단하는 두 번째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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