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방안 불을 꺼놓고 친구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서로가 알고 있는 ‘괴담’을 나누던 추억은 누구나 한 번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당시 괴담들은 ‘어느 여인의 한 많은 일생(?)’에 관한 이야기나 ‘아이를 잡아먹는 할머니’ 같은 황당무계한 내용이었지만 어린 시절에는 적잖이 무서웠던 것으로 기억난다.
 

  최근 ‘광우병괴담’, ‘수돗물괴담’, ‘건강보험괴담’등 괴담이 쏟아지고 있다. 취재 도중 계속 드는 의문점은 ‘왜 유독 현 정부 출범이후 사회적 괴담이 많이 떠도는 것인가’였다. 괴담을 만들어내고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대중들의 생각은 한결 같았다. 이유는 바로 ‘소통의 부재’.
 

  현 정부가 불도저마냥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정책들에 대한 불안감이 국민들 사이에서 ‘괴담’으로 불거져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전 국민적으로 퍼지는 괴담에 대한 정부의 애매한 해명은 국민들의 불안만 더욱 가중시키며 황당무계하다고 치부했던 괴담이 설득력(?)을 가지게 만든다.

 
  정부의 막강한 권력에 대항해 자신의 목숨, 생계를 지키기 위해 대중들은 끊임없이 괴담을 만들고 있다. 결국 이러한 괴담의 양성은 정부와 국민 사이의 불신(不信)의 벽만 높아지게 한다. 한 취재원의 말이 아직 귓가에 맴돈다. “괴담이 ‘기담’이 아닌 일정 ‘예언’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끔찍한 현실이 기정사실화 되고 우리 삶에 깊숙이 고착되면 ‘신화’라는 이름의 역사로 파고들지 모른다”고.
 

  대중들이 제시한 해결책 역시 한결 같았다. 해답은 바로 ‘소통’. 괴담이 현실이 되는 사회, 괴담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선 소통을 통해 불신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서로 조금씩 변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국민들도 확인 되지 않은 사실을 토대로 한 무분별한 반정부적 괴담의 생성은 자제해야 한다. 해답은 간단하다. 다만 실천이 어려울 뿐.
 

  아이를 잡아먹는 한 많은 괴담 속의 할머니를 현실에서 만나긴 싫다. 공기업이 민영화 돼 한 달 수도세가 14만원이 되는 현실은 더더욱 만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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