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공항, 터미널 등 신종 플루 감염 위험이 높은 공공장소를 자주 이용했던 이들은 ‘나도 혹시?’ 라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개학을 맞아 학교에 모인 학내 구성원들도 신종 플루에 의한 사망자 발생, 감염 확대 등의 소식을 접하며, 서로를 의심하고, 조심하고 있다.
 

  실제 매일 수 십 명의 학생들이 학교 보건소를 찾아 신종 플루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발열체크를 받고 있으며, 모 학과의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중 마스크를 쓰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학교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 집단적인 감염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본부를 비롯한 학내 각 기관에서는 예방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그 대책이라는 것이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예방책일 뿐, 근본적인 처방으로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개인 혹은 학교 차원으로 대처할 수 없는 너무나 복잡한 발병 원인과 감염 경로로 인해 그 병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신종 플루가 창궐하고 확산되는 과정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발전, 의료보호영역의 민영화 확대, 거대 기업의 지적 재산권 독점 등과 같은 키워드로 설명되어야 한다.
 

  계속되는 생태계 환경 파괴, 대규모 거대축산업의 확장 등으로 인해 끊임없이 변종 바이러스가 확대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아울러 사회는 빈곤, 슬럼의 형성, 복지체계의 붕괴, 보건의료체계의 영리화 등으로 인해 더욱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또한 거대 제약회사의 독점적 권한으로 인해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마저 사람들에게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 채, 돈이 있는 곳에만 선별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개발과 파괴만을 해온 자본주의 문명을 숙주로 삼아 그들만의 새로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조류 독감, 신종 플루와 같은 변종 바이러스라는 ‘기생체’들이 자본주의라는 ‘숙주’의 영양분을 받아 발병해 전 세계적인 공포의 원인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인간이 만든 이기적인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욕망에 대한 값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현재로서는 신종 플루를 해결하기 위한 마땅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신종 플루에 대한 치료가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었지만, 수 백 년 동안 이어오고 있는 기생체와 숙주 간의 관계를 끊을 완벽한 박멸은 그 가능성 희박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고 병세가 수그러들면, 사람들은 이 공포에서 벗어날 것이다. 변종 전염병의 발병 원인과 치료 방안에 대한 관심들도 걷어 들일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들이 창궐하게 된다면, 우리들은 더 큰 두려움을 감내해야 할지도 모른다.
 

  결국 신종 플루를 창궐하게 만든 사회경제적인 원인에 보다 관심을 가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조건에 근본적 변화가 가해지지 않는다면, 병의 완치는 기대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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