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가 시작되었지만 예전만큼 생기가 느껴지지도 않는다. 학과, 동아리, 세미나, 집회 등 함께하는 어울림도 예전보다 잦아드는 느낌이다. 대학에서 집단적인 성향이 점점 사라지고 있음을 체감하게 된다.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추구하는 이른바 ‘나홀로족’이 늘어나고 있다. 다수가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 대신 ‘1인 문화’가 대학인의 일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듯하다. 도서관에서, 식당에서, 강의실에서, 이제는 홀로 생활하는 것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어찌 보면 당연하게 여겨진다. 가족구조의 변화로 개인주의적 성향을 자연스럽게 체화하고, 타인과의 경쟁에 익숙해져 다른 이들과 긴밀한 관계 맺기도 원활하지 못하다. 또한 친구와 동료에 대한 부재는 인터넷이나 휴대폰, MP3 등 다양한 기술의 발달로 개인의 독립적 여가시간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결국 대학생들은 경쟁 위주의 사회적 조건과 환경에 익숙해져, 소통의 관계를 맺기보다 각자가 처한 현실에 점점 순응하며 살아가려 한다. 친구나 동료 등의 인간관계는 점차 실용적으로 바뀌고, 누군가와 함께 하기보다는 홀로 지내는 것에 길들여진 모습들이다.
 

  물론 많은 이들이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 인터넷 환경을 통해 관계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공간을 통해서 타자와의 소통과 연대를 꿈꾸고, 그것을 실행하려 한다. 또한 개인의 다양한 취향과 감수성을 보다 세련되게 드러내며 자신을 타인에게 부각시키려고 한다(실제 집단과 공동체 정신을 강하게 요구하는 사회이기에 그러한 ‘1인 문화’가 역설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면대면의 직접적인 감정의 교류와 소통보다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1인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신의 실제적인 삶을 감추거나 포장하길 원하고, 현실과는 다른 나를 각인시키도록 노력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자신을 과장하여 사회적 신뢰를 약화시키기도 하며, 극단적으로는 타자에 대한 무관심과 몰이해를 통한 이기적인 편리함을 과도하게 맛보기도 한다.
 

  결국 ‘나홀로족’들은 개개인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집단 속의 성과나 공동체의 추억을 풍요롭게 누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타자와 만나고,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예전처럼 기울이지 않고, 스스로에게 유리하고 편리한 관계만을 찾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공간에 있는 우리에게는 기회가 남아 있다. 졸업과 취업을 앞둔 학기라 캠퍼스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기도 하지만, 함께하는 어울림의 기회가 캠퍼스 여기저기에서 마련되고 이어져 오고 있으니 말이다. 오늘도 학내 곳곳에서는 각종 동아리 공개 공연과 발표회가 열리고 있으며, 학과에서도 각종 학회 모임과 학술제가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이다.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져 있더라도, 한번쯤 그 어울림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맞이하길 권해 본다. 더 큰 경쟁과 실용적 관계로 가득한 사회에 ‘나 홀로’ 나가면, 대학 때 경험했던 ‘우리’가 그래도 큰 위안과 활력이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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