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0년 9월. 지난주까지만 해도 슈퍼 태풍이 몰아쳐 공포에 떨게 하더니 다시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여름방학은 아직 두 달이나 남았다. 옛날에는 1, 2월이면 날씨가 추워 겨울 방학을 했다지만 지금은 1월이 오히려 공부하기 좋은 날씨다. 과거의 겨울이라 부를 수 있는 기간은 단 며칠 정도이다.
 
 
  할아버지 말로는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날이 더우면 해운대, 광안리 해수욕장에 물놀이를 갔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바닷물이 밀고 들어와 모래사장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무엇보다도 폭염으로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까닭에 언제나 그렇듯 인터넷 화상채팅으로 친구들과 안부를 물을 뿐 집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에서 2071년~2100년 안에 태백 · 소백산 지역을 제외한 지역이 아열대 기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와 더불어 올해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기후변화협약 제15차 총회가 열릴 예정이라 기후변화, 특히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해안 중심으로 기온이 높아지고 강수량도 많아지는 기후 변화를 겪어왔다. 하경자(대기환경) 교수는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해안지역이 열적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강한 태풍의 수 또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올여름 부산 폭우와 같은 극한 강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후의 변화에 있어 특히 20세기 후반은 인위적인 온실가스 농도 증가로 인한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이산화탄소로 대표되는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노력이 요구된다. 실생활에서의 작은 실천으로 지구 온난화를 막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 식당, 가정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소각처리하게 되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운반하는 과정에도 연료가 소비되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잔반 없는 날’ 캠페인을 잘 지키는 것 역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이 된다. 특히 부산의 경우 수질이 좋지 않아 삼차 고도 정수 처리를 하고 있어 전력 소비가 크다. 물 절약만으로도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작은 실천을 할 수 있다.
 

  녹색도시 부산 21 추진위원회 주승철 국장은 “후대에 현 상태의 자연환경이라도 물려주기 위해서 조금 불편하게 그리고 조금 천천히 살아가는 것이 해답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경자 교수 역시 “지구온난화 현상을 이해하고 조금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이는 개인이나 정부를 넘어 전 세계인들이 동참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