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의 안면 근육이 동시에 수축된다. 광대뼈 중심 근육은 전기적 흥분 상태에 빠진다! 우리몸에 있는 650개의 근육중 3분의 1이 넘는 231개의 근육이 관여한다. 심해지면 호흡기 동작이 불규칙해져 숨을 헐떡이게 되고, 눈물샘을 촉진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어찌보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은 이일은, 사실 한번 ‘깔깔깔’ 웃을 때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뜬금없이 ‘웃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 같지만 우리가 웃음에 대해 아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웃고 있는가. 여섯 살 난 아이는 하루에 평균 300번 웃지만, 정상적인 성인은 하루에 평균 17번 웃는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세상에서 가장 심하게 고통받는 동물이 웃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어린이와 어른의 ‘웃는 횟수’가 이렇게 차이나는 이유는 뭘까. 사회에 깊숙이 들어갈수록 옥죄어 오는 불평등 때문이 아닐까.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나, 도처에서 불평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사실상 인간은 불평등하게 태어나며, 사방에서 불평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인간은 법률적으로는 평등하게 태어났을지 모르지만 사실 엄마의 배속에서부터 웃는 횟수가 불평등하다. 탯줄을 통해 공급받는 영양소도 부모를 얼마나 잘 만났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시작하기에.(맛있고 좋은 음식 먹으면 보통 실실 웃음이 난다) 교육 수준과 재산의 차이는 태어난 아이의 건강을 좌우하며 , 태아기와 영유아기를 어떻게 보냈느냐는 청소년기, 성인기, 노년기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우리사회의 불평등을 나타내주는 대표적인 지수들을 살펴보면 그 심각한 정도를 잘 알 수 있다.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수인 ‘지니계수’는 2008년 0.325를 기록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0년 이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력계층 간 임금 격차는 고졸자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대졸자의 임금은 2003년 151.7, 2005년 154.9, 2007년 157.7로 계속 확대되어 가고 있다. 남녀 간 임금 격차 역시 심각하여 여성의 평균 임금 수준은 남성의 60% 정도에 불과해 OECD 국가들 중 최하위 그룹에 속한다.
 

  이러한 전반적인 사회 불평등이 만연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는 한국의 경제 수준에 비해 극히 취약하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의 빈곤, 사회 불평등, 건강 불평등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현 정부의 대처 방식은 이를 완화 해결하기보다는 더욱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부모의 소득 수준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 사교육 강화시키는 정책으로는 교육을 통한 빈곤탈출을 기대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경제 활성화 명목으로 추진되는 여러 민영화 정책은 중산 서민층과 빈곤층 국민들의 삶의 수준을 저해할 수 있다.
 

  태초부터 웃을 수 있는 권리를 빼앗지 말라. 필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빈곤과 사회 불평등이 국민들의 삶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일상속의 소시민적 자기 행복찾기로 만족하지 말자.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 하고, 획득하여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꿈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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