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라는 거대한 글로벌 네트워크 사회에 살고 있는 세상에서 영어가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가끔씩 영어를 자유스럽게 말하고 듣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곤 한다.

  지난주에 다녀온 호주 국제 학술회의에서와 같이 언어사용의 자유로움이 제한된 곳에서는 그러한 간절함은 더욱 크다. 왜 이리 안 들리고 말하기 어려운지 4년간의 미국 유학생활에서 학위를 받은 내 자신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영어를 사용하고 영어환경에 노출되는 기회가 줄어들어 나름대로 쌓았던 영어능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라지는 이유에서 일 것이다.

  혹자가 영어는 공부(study)하는 것이 아니라 습득(learn)하는 것이라 하였듯이 언어습득은 과학 원리를 탐구하듯이 공부하는 것보다는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듣고 노출하고 지속적으로 섭취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말을 절감한다.

  학생들과 상담을 해보면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각이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취업을 앞에 둔 4학년생들의 경우 전공과 교양 공부에 집중하기 보다는 원하는 기업에 가기위해 필요한 TOEIC과 TEPS 등 공인 영어성적 확보와 영어 인터뷰 능력을 높이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몇몇 학생들은 해외 어학연수를 통하여 영어능력을 높이려고 휴학을 하는 경우도 있다. 마치 영어가 취업을 위한 절대적인 요건인 마냥 생각하는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취업성공을 위해 필요한 다른 요소들의 준비가 소홀해 지는 우려를 갖게 된다. 가령 채용을 위한 적합성 판단기준에 필요한 전공지식의 전문성, 지원하는 기업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와 지원자의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소견 등 실무적인 측면에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데 영어라는 언어영역에 가려져 그러한 중요 요소들을 간과하는 점이 큰 문제이다.       

  영어능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명쾌한 정답을 내놓을 수는 없지만 어학능력 함양의 핵심은 지속적인 노출과 섭취에 근거한다고 생각한다. 즉, 단기간에 집중하는 방식보다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런 점에서 4학년이 되어 늦게 영어공부에 뛰어들기 보다는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영어를 접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환경 즉, 학원과 같은 사교육현장이 아니라 학교에서 전공공부와 함께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예를 들면 영어로 이루어지는 강의를 적극적으로 수강하면서 듣기 말하기를 연습하고 영어 원서를 읽으면서 영어 글의 구조를 익히는 것이다. 또한 종합인력개발원 등 학교의 여러 기관에서 제공하는 영어 인터뷰 또는 토익 특강 등 어학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영어와 친숙해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독서실에 앉아 문법책을 보고 문제 풀이 중심의 과거의 공부방식 보다는 대학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이용하면서 현명하게 공부하는 효원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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