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희(노어노문 2)

  “가끔 지난여름에 만났던 아이들과 뛰어노는 행복한 꿈을 꾸곤 해요”라며 미소 짓는 고민희(노어노문 2) 씨. 그녀는 자원봉사활동에 열심인 학생으로 학과에서 유명하다. 새내기 때 친구와 함께 동아리 ‘인연맺기’ 가입으로 처음 봉사의 길에 발을 들인 민희 씨는 2년 사이 8개가 넘는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며 나에게 어떤 분야의 활동이 잘 맞는지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어요”라며 “이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아이와 함께하는 활동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라고 당차게 말한다.

  
  공정무역 가게 운영, 장애학생 도우미, 해외봉사, 어린이 소원 메신저 등의 활동을 해 온 민희 씨. 지난 학기에는 4개의 봉사활동을 하느라 누구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학교수업을 듣고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각기 다른 봉사활동을 했다. “하루는 공정무역 가게에서 중고 물건을 판매하고, 다음날은 저소득층 아이들의 공부를 돕곤 했어요” 그래서 고 씨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보다 외부에서 봉사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처음부터 봉사활동이 재밌는 것은 아니었어요”라 말하는 고민희 씨. 인연맺기에서 장애학생과 함께 생활할 때 아이들의 행동을 모두 이해할 수 없어 힘들었다고 한다. “장애 아동들은 감정표현이 적어 내가 주기만 해야 되는 점들이 견딜 수 없었어요”라고 털어놓는다. 민희 씨는 봉사활동이라는 단어에는 이기적인 생각이 내재돼 있다고 생각한다. 봉사라는 말에 ‘자기희생’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는 것. “희생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로부터 받는 것이 더 많아요. 행복감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이죠”라며 고 씨는 ‘봉사’가 아닌 ‘자원 활동’이라 고집한다. 

  
  그녀가 봉사활동에 푹 빠지게 된 계기는 지난해 겨울에 해외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찾았던 필리핀에서의 경험 덕이었다. 10일 동안 부모가 없는 필리핀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고 씨는 아이들의 웃음을 보며 큰 행복감을 느꼈다. “나를 잘 따라주던 아이들을 잊을 수가 없어요”라 말하는 그녀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린다. 고 씨는 “아이들이 하루에 50번이나 넘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는데 그때는 힘들기도 했지만 참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에요”라고 회상한다.

  필리핀 해외봉사활동을 가기 위해 1학년 여름방학 때 고기 집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모두 투자 한 민희 씨. “그때는 필리핀에 정말 가고 싶어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라고 말한다. 민희 씨는 요즘 야학에서 어머니들에게 국어수업을 한다. “평소 쑥스러움이 많은데, 어머니들 앞에 서면 하나도 떨리지 않아요”라고 말한다. 어머니들의 간절한 마음이 칠판 앞에 서면 그대로 느껴져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그녀의 꿈은 노어노문학 전공을 살려 러시아로 장기 봉사활동을 가는 것이다. “아직 취업전선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서 확신은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를 꼭 이뤄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두 눈이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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