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물리적 위협으로부터의 생존이든지, 개인적 차원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든지, 국제화 시대에 생존전략이라든지 말이다.
 

  나는 ‘위기탈출 넘버원’을 보며 유용한 정보를 얻고, 건물에서 완강기의 위치를 알아두고, 지하철역에서 방독면 적재함 근처에 서보기도 한다. 또 사회적 생존능력을 위해 자기계발서적, 평전, 자서전 등을 읽으며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스토리에 나의 행동, 마인드를 설정강화해 본다. 그리고 매스컴의 국제면, 경제면을 통해 세상 흐름의 동기, 본질, 진행방향, 결과 등을 나름 탐구해 본다.

  생존에 관한 나의 가치관을 늘어놓는 것은 신종플루 때문이다. 며칠 전, ‘특수행정법’ 시간에 담당 교수님께서 “혹자들이 말하기를 서구제국주의 시대 서양인들이 강하고 독하였던 것은 흑사병 창궐 시 생존자들의 후손이기 때문이라더라”는 우스갯소리를 하셨다. 정말로 그런지도 모른다. 최후의 승자를 목표로 살아가는 삶에서 심리상태란 메마르기 쉽다. 신종플루로 인해 더욱 각박해진 느낌이다. 얼굴의 반을 가린 마스크와 그 위에서 두리번거리는 눈동자를 보면 왠지 비참함이 느껴진다. 그나마 전통적인 유대감이 우리 사회에서 인간적인 부분으로 남아있다고 생각했는데 플루 덕분에 그것도 옅어 진 것 같다.

  생존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신종플루 ‘심각’ 단계에서 평소와 달리 나의 생존보다 타인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관심이 가는 건 어찌된 일일까. 이런 상황에서는 극도의 보신주의와 무관심이 강해질 수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건 따뜻한 관심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아니 어쩌면 관심과 소통은 우리 자신 모두에게 더욱 필요한지 모른다.

  독감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였지만 정복하지 못했다. 영영 못할 수도 있다. 타미플루가 모든 것은 아니다. 함께 같이 극복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오늘 연락이 뜸했던 지인들께 안부전화를 해보려 한다. 플루로 고생하시는 분이 있다면 진심어린 위로와 관심이 작지만 힘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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