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수강신청은 수강과목뿐만 아니라 한 학기 공강시간을 결정한다. 실수로 텅텅 비어버린 공강시간, 벤치에 앉아 수다 떨기, 친구들과 음료수 내기 한 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루함을 달래 보려하지만 시간은 느리게만 흘러간다. 공강시간을 보내는 효원인들의 유형을 파헤쳐보자.
 

  1학년의 대다수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시간을 보내는 ‘친목도모형’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준현(조선해양공 1) 씨는 공강시간이면 어김없이 친구들과 PC방, 당구장으로 향한다. “피파 온라인, 워 크래프트 등 게임을 하면 공강시간도 금방 지나가요”라고 말한다. 홍지은(심리 1) 씨도 친구들과 카페에서 수다를 떨거나 보드게임카페에서 카드게임을 하며 지루한 시간을 달랜다. 대다수의 1학년 학생들은 이러한 ‘친목도모’의 시기를 거치며 친구들과의 우정을 돈독히 쌓아간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은 과제에 허덕이는 ‘공부형’으로 변해간다. 김진형(경제 2) 씨는 “과제가 있는 날은 중도나 전소에 가서 과제를 해요”라고 말한다. 서성희(언어정보 4) 씨도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 바빴는데 학년이 올라가면서 취업걱정에 공강시간에도 도서관에서 보내는 일이 많아졌어요”라고 말한다. 리포트를 하다가 점심시간을 놓친 김인혜(분자생물 3) 씨는 잠깐의 공강시간을 이용해 점심을 해결한다. 인혜 씨는 “카페에서 여유롭게 수다 떨던 1학년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는 과제에 파묻혀 끼니 챙기기도 바빠요”라며 도시락뚜껑을 연다.
 

  공강시간을 알뜰살뜰히 보내는 ‘생활형’도 있다. 공강시간을 이용해 밀린 집안일을 하러 자취방으로 달려가는 홍지은 씨. 자취생 지은 씨는 “수업시간 내내 밀린 빨래를 돌려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다가 결국 공강시간에 빨래를 돌리고 강의실로 달려가는 길이예요”라며 웃는다. 또 다른 ‘생활형’ 박은미(심리 2) 씨는 공강시간을 도서관 근로활동으로 보내고 있다. 은미 씨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일하는 뿌듯함도 커요”라며 능숙한 손놀림으로 책을 분류한다.
 

  짧은 공강시간동안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나이팅게일형’도 있다. 초코파이를 손에 들고 헌혈차에서 내리는 남가희(간호 1) 씨는 “20분 정도면 헌혈을 할 수 있어 종종 오곤 해요”라며 헌혈증을 들어 보인다. “짧은 공강시간에 좋은 일도 할 수 있어요”라고 친구 손세정(간호 1) 씨가 가희 씨를 보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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