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정리된 한 강의실의 문을 열면 알록달록한 색으로 그려진 재기발랄한 작품들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지난달 1일부터 12일까지 미술관 212호실에는 당시 3학년이었던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학생 18명이 ‘1st Group Exhibition 작업을 걸다 展’을 개최했다.


  학생들이 여는 전시회는 학기말 교수님께 검사받는 과제전이 유일하지만 “자발적으로 학생들이 기획하고 실천하는 전시회를 열어보고 싶었어요”라고 미래작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 날 열린 전시회는 졸업학년이 아닌 3학년 재학생이 손수 기획해 더욱 뜻깊다.


  전시회 개최를 위해 학생들은 부산에 있는 갤러리를 모두 돌아다니며 사전조사를 했다. 홍미영(미술학과 서양화전공 4) 씨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전시회를 연다고 하니까 ‘그 조용하던 부산대가?’라며 다들 놀라는 반응이었어요”라며 씁쓸해 했다. 하지만 전시회를 둘러본 관객들의 ‘재밌다’는 반응에 학생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폈다.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전시장에는 팜므파탈, 자기자신, 가족사에 얽힌 상처, 사랑 등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이 개성 넘치는 기법으로 전시되어 있다. 독특하게 하얀 패널 위에 남색 글자로 영문가족관계증명서를 그린 김성준(미술학과 서양화전공 4) 씨는 “인간의 관계가 하나로 정의 내려지는 것을 변화주려고 했어요”라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둘 다 여자이고, 가족 간의 국적이 천차만별인 것을 표현한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열정과 노력이 가득한 이번 전시회를 옆에서 지켜본 김양묵(미술학과 서양화전공) 교수는 “평소 공부를 하던 공간에서 방학인데도 스스로 전시회를 연 학생들을 보니 기특하다”라며 “학생들이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보여서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며 학생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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