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상업방송이 국민적 관심사를 독점하는데 대한 우려와 지적에도 불구하고 벤쿠버 올림픽 단독중계를 강행하면서 사회적 논란을 촉발시켰다. 다른 방송사에서는 국민들의 알권리와 보편적 접근권의 침해라 주장한다. 또 한편에서는 매회 올림픽, 월드컵 때 마다 해왔던 전파낭비는 피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세영 씨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생각을 들어 보았다.

 

 

 

  몇몇 인기 연예인들은 TV를 켜기만 하면 나온다. 매일 나오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동시간대 채널에서도 중복출연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한 연예인의 경우는 주말 저녁 정규방송과 케이블 재방송을 통틀어서 5개 이상의 채널에 모습을 내비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세태를 대부분의 국민들은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그런데 한 사람이 공중파 3사 방송화면을 차지한 것을 넘어 방송 3사가 똑같은 화면을 내보내는 시절이 있었다. 바로 이번 올림픽 이전의 한국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이 끝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3사의 중복 편성이 전체 경기중계방송의 85%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월드컵의 총 경기횟수가 48회이니 40경기 이상의 경기화면이 동시간대 똑같은 화면으로 채널 3개에 보여졌다는 말이 된다. 당시 이런 상황에 대해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을 빼앗았다는 비판이 엄청났고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걸로 기억한다.

  텔레비전 전파는 공공재이다. 공공의 재산을 지고 운영하는 방송사들은 국민들의 보편적 채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벤쿠버 올림픽에서 SBS의 독점중계는 모든 채널에서 똑같은 화면을 쏟아내던 2년 전 보다 훨씬 바람직했다. 현재 독점중계 문제 때문에 잡음이 이는 것은 경기중계에 있어서 좀 더 신중하지 못했던 실수와 타 방송사의 뉴스에 조차 자료제공을 제때 하지 않은 SBS의 비윤리 때문이지 독점중계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약 석 달 후에 남아공 월드컵이 개최된다. 이번에도 약 700억원을 들여 SBS가 중계권을 따냈다. SBS는 이번 벤쿠버 올림픽에서 보여줬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좀 더 책임의식을 가지고 중계를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맹목적으로 독점중계를 비판하는 사람들(특히 MBC, KBS관계자)은 자신이 비판하고 있는 타켓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정말 독점중계가 싫은것인가, 그냥 SBS가 독점중계를 하는 것이 싫은것인가. MBC나 KBS에서 독점중계를 했다면 이렇게 비판적이었을까, 아니면 2년전처럼 모든 채널이 똑같은 화면을 내보내는 상황을 좋아하는 것인가. 매번 스포츠 이벤트마다 수백억원대의 광고료를 얻기 위해 조지 오웰의 1984년에서처럼 통제된 화면만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것은 방송사들 당신네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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