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전공학부는 특정 계열에 편중되고 획일적인 공부에서 벗어나 다양한 학문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전공 선택 시 특정 단과대학 집중 △획일적 국가고시 준비 등의 문제로 도입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흐지부지 끝난 우리학교 자유전공학부
  우리학교는 전국 최초로 1999년 3월 1일부터 ‘일반학부’란 이름으로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했다. 이 제도는 학생들이 전공 없이 입학해 다양한 과목을 듣고 자신이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일반학부 학생들은 4년간 원하는 수업을 듣고 졸업학점을 이수하면 졸업 시 전공이 정해졌다.


  하지만 당시 학생들의 학적 이전 요구가 높았고 졸업증명서에 전공 학과와 함께 ‘자유전공’이라는 내용이 표기되면서 취업 시 불이익을 받는 피해가 발생했다. 결국 2004년 6월 자유전공학부생들은 총투표를 실시해 폐지안을 확정했고 이듬해 기존 학부생 310여명이 각자가 원하는 학과로 학적이 이전되면서 자유전공학부는 폐지됐다.

 

취지와 달리 국가고시 준비하기도
  고려대학교는 지난해 인문·사회계열에 한해 자유전공학부생을 모집했지만 학생들이 특정 단과대학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자유전공학부생에 대해 전공 선택 학과로 이동시 그 학과 인원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방침을 정했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지준용 과장은 “전공 선택에 제한을 둔 것은 학생들을 여러 학과에 골고루 분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학교도 지난해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했으나 1년만에 폐지하고 행정고시와 법학전문대학원을 준비하는 공공인재학부로 변경했다. 공공인재학부 우상훈 계장은 “대부분 대학은 다전공이 필수이지만 자유전공학부는 전공이 하나밖에 없고 인지도나 인맥 면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서경호 학부장은 “서울 주요 사립대는 단기실적만 노리고 제도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단기적 인지도 상승만 추구한다면 자유전공학부가 가진 획일적인 교육의 극복과 다양한 학문 경험을 통한 인재양성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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