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거와는 달리 문화계에서도 생태환경을 테마로 한 작품들을 접하는 것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특히 컴퓨터그래픽의 눈부신 발전과 3D 영상의 시대를 맞아 영화는 나날이 새로운 길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2년 만에 선보인 신작 <아바타>는 전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하였고 한국에서만도 천만 관객을 훌쩍 넘긴 대단한 흥행실적을 거둔 영화라 여기서 그 스토리는 소개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지구인은 ‘겁나 먼 우주행성 판도라’에서 그들의 부족한 대체자원을 채굴하기 위해 수억 년 잘 보존되어온 이곳의 원시 생태를 철저하게 유린하는 무자비한 환경파괴자로 묘사되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숲과 보금자리를 지키려 싸우는 나비족 여전사 ‘네이티리’와 주인공 ‘제이크’와 한 편이 되어 우리 자신이기도 한 최신예 전투장비로 무장한 인간군대에 적대감을 품고 대항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생태파괴 행위를 영화로 보면서는 공분하면서 실지 아름다운 지구 속 생활에서는 매일매일 우리 자신이 그 비난 대상인 줄 모르고 지내는 이율배반을 감독은 아바타 화면을 통해 꼬집고자 한 것은 아닐까?


  아바타(Avatar)는 지구 인간과 판도라의 우주인 나비의 유전자를 조합하여 만든 인조 생명체로 이를 연결하는 링크 머신으로 인간이 객체인 아바타를 원격 조종하는 생명 공유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복제생물 등의 기술은 발전되고 있으나 이를 주체 생명체의 의식으로 객체의 생태를 조절할 수 있는 시기가 언제가 될 지 또 인류 존재 역사에서 과연 실현 가능할 지는 미지수이다.   


  판도라의 토착민이자 꼬리를 가지고 신장이 3m가 넘는 나비족과 ‘언옵타늄’이라는 물질이 지닌 자기장으로 절벽들이 각자 허공에 떠다니는 것들은 틀에 짜인 지구과학에서 벗어난 생태환타지를 마음껏 발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바타에 나오는 생명체들은 지구에 존재하거나 과거 존재했던 생물의 변종 같은 이미지를 가졌다. 나비는 인간, 그들이 타고 다니는 다이아호스는 말, 비행수단 이크란은 조상새, 그리고 여러 식물군락이 아마존의 열대림과 유사하다. 신성한 나무의 씨앗은 마치 우리네 들녘에 흔히 보이는 식물 ‘박주가리’의 씨앗처럼 날개를 달고 바람결에 둥둥 떠다닌다.


  이 영화의 대박 성공에 고무되어 최근 인기를 끌었던 TV 다큐먼터리 ‘아마존의 눈물’도 3D 생태영화로 제작되어 올 봄에 개봉될 예정이다. 이 한국영화가 부디 아바타의 반타작 이상으로 성공하길 함께 빌어보자.


  이제 영화 아바타에서 주인공 캐릭터들이 나누었던 짧지만 긴 여운의 대사를 순수의 마음으로 읊노니. 자연이여 나는 그대를 본다네. ‘I see You'

이학영 / 생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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