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부는 한류바람을 타고 한국에 도착했어요”라며 눈을 반짝이는 장웨이(영어영문 3) 씨. 그는 한국에 온지 3년 남짓 된 중국인 유학생이다. 중국의 명문학교 충칭대를 다니던 장 씨는 “한국의 문화와 부산의 바다가 좋아서 자퇴를 하고 부산대에 새로 입학했어요”라며 “가족과 친구들이 모두 반대했지만 제 의지를 꺾을 순 없었죠”라고 부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


  작년 9월 그는 우리학교 최초로 외국인이 동아리를 개설해 회장이 되었다. 다문화 학습 동아리이자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는 PNUIF(Pusan National University International Friends)는 작년 2학기 부산대가 지원한 25개 동아리 중 우수동아리로 선정됐다. 다른 학교에까지 입소문이 퍼진 동아리는 이번 학기부터 타 대학 학생들도 가입할 수 있게 돼 그 규모가 확장됐다.


  그와 함께 타국생활의 외로움을 달래는데 열심인 외국인 친구는 스무 명가량 있다. 프랑스, 스웨덴, 쿠바, 미국 등 국적과 피부색이 천차만별인 그들은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결한다. 출신 국가가 다양해 문화차이가 있을 법도 한데 서로 불쾌한 일은 한 번도 생긴 적이 없다고. 장 씨는 “동아리 친구들을 통해 여러 외국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나이를 묻는 등 민감한 질문은 서로 하지 않는 것이 불화를 막는 방법이죠”라고 설명한다. 외국인간의 배려심을 익힌 그는 동양 3국(한국, 중국, 일본)이 얼굴을 붉히지 않는 방법까지 고민하고 있다. “가까운 나라일수록 많이 싸우는 것 같은데 자국의 입장만 생각하지 말고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라고 주장한다.


  바다를 구경할 수 없는 고향에서 온 장웨이 씨는 PNUIF 친구들과 같이 바다 옆에 있는 명소에 갔던 것을 기억에 남는 일로 꼽는다. “특히 아쿠아리움 수족관 안에서 아쿠아리스트가 직접 상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신기했어요”라며 “부산의 명소를 탐방하고 나면 더 깊게 부산의 문화가 이해되고 또 다른 외국인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어져요”라고 추억한다.


  PNUIF 친구들은 부산 명소 탐방 뿐 아니라 봉사활동에도 열정적이다. 장 씨는 다문화 가정 자녀에게 영어와 한국어 등 학습지도를 하기도 하고,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과 공연을 보러가기도 하고 한국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도해요”라고 말한다. 또한 동아리 친구들과 통역 봉사 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그들은 지난 해 열린 부산국제수산무역엑스포 등에서 한국어에 익숙치 못한 외국인에게 무료로 통역을 자처했다. 3개 국어(중국어·한국어·영어)에 능통한 장웨이 씨는 “통역을 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기뻐요”라며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어가 서툴다고 생각한 그는 앞으로 PNUIF에서 친구들과 함께 언어능력을 향상 시키는 것이 목표다. 여러 나라 출신 친구들이 있으니 서로 자국의 언어를 무료로 가르쳐주겠다는 것. “지금 일어일문학과 부전공을 하며 일어를 배우고 있지만 더 많은 언어를 배우고 싶어요”라며 학구열에 불타는 장웨이 씨는 훗날 ‘영어 교수’를 꿈꾼다. 영어 문법과 어휘는 강한데 반해 영어 말하기가 약한 한국인들을 보며 “외국인에게 친절한 한국 사람에게는 영어말하기가 필수겠죠”라며 “영어 말하기를 잘 못하는 한국인들을 분석하고 도와주고 싶어요”라고 그의 포부를 당차게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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