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부 기자로서 최근 학내 주요 이슈인 상과대학(상대) 조직개편, 문창회관 4층 공간 문제, 국립대 법인화-통합,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립 등을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학교 학생들이 ‘과도기’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과도기의 뜻을 찾아보면 ‘한 상태에서 다른 새로운 상태로 옮아가거나 바뀌어 가는 도중의 시기. 흔히 사회적인 질서, 제도, 사상 따위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불안정한 시기를 이른다.’고 나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불안정한 시기’라는 것이다. 요즘 효원인들은 대체로 어떤 정책의 시행 전(前)과 후(後) 사이에 존재하면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되지?’라는 불안을 품게 된다.
 

  그러나 이 과도기에서 학생들은 모든 과정에서 철저히 객체로 취급 되고 있다. 정책을 시행하는 주체인 학교 본부의 일방적 태도는 이제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번 상대 조직개편의 확정 과정만 봐도 충분한 토론, 의견수렴은 커녕 상대 학생들조차 영문도 모른 채 통과됐다. 꽤 오래전부터 학교 본부에서 활발하게 논의돼 온 국립대 법인화 문제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설명이나 들어본 적이 있는가?
 

  과도기에서는 학생들의 희생이 아주 당연하게 요구되기도 한다. 로스쿨 설립으로 2008년 이후 신입생이 끊긴 법과대학에서는 재학생들이 과목 수 감소, 수업 질 저하 등의 불이익을 묵묵히 감수하고 있다. ‘취업만능주의’ 대학사회에서 문창회관 4층의 동아리 공연, 연습장은 ‘돈 안 되는 공간’일 뿐이었다. 과도기를 만들어내는 학교 본부는 항상 ‘더 큰 발전을 위해 희생은 필요하다’는 논리다. 
 

  한편으로는, 우리들도 불합리한 조치에 대한 제대로 된 투쟁도, 항의도 못하고 점점 수동적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조금 발끈하다가도 포기할 때가 많고, 사안이 커서 버겁다고 판단하면 아예 항의할 시도도 하지 않는다.
 

  나는 학교의 당당한 주체인 우리가 ‘그러려니’ 하고 모든 현실을 맹목적으로 인정해버리는 순간, 학교의 모든 희망이 사라진다고 본다. 명색이 대학신문 기자라고 하면서 나도 그동안 적당히 지나친 문제가 많았음을 고백한다. 다시 한 번 정신을 ‘번쩍’ 차려본다. 우리, 학교 일에 좀 더 관심을 가져보자. 과도기를 살아가고 있지만 힘없이 휘말리는 객체가 되기보단, 날카롭고 활기찬 주체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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